나의 고독은
그림자보다 길다
아침이면 더 길어진다
타인의 목소리가
벽을 타고 스며들 때
나는 벽이 되어간다
지독하게 혼자라
더 혼자이고 싶어
내 방의 모서리엔
말없이 쌓인 시간들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소리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지 않는 것이
나의 작은 저항
지독하게 혼자라
더 혼자이고 싶어
세상의 소음이
내 피부를 두드릴 때마다
나는 더 깊은 곳으로 숨는다
혼자의 방에서
혼자의 시간을 걷는다
그 누구도 남기지 않은 발자국으로
지독하게 혼자라
나는 그저
더 혼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