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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늦은 사막에서

by 태연

겨울 새벽에 태어났다는 말은

늘 차갑게 손끝에 남았다

기억보다 희미한 숨,

흐려지는 시간의 결

그러다 꿈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다른 계절을 데려왔다


‘너는… 봄 늦은 사막에서 태어났어.’


사막.


발자국이 사라지고

모래만 자기 속도로 흘러가는 곳

늦은 봄이라면

아마 오래 머물렀을 빛 하나

모래 아래에 묻혀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 자리를 본 적 없지만

모래결 사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빈집처럼

나의 처음도 그랬을 것 같다


기록은 겨울이었지만

내 몸은

늦게 도착하는 계절에 더 가까웠다

피어날 시기를 잃은

어떤 꽃의 뒷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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