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떠나는 순간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남아 있는 마음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나는 지금,
두 번째 이별을 통해
첫 번째 이별에서 끝내 배우지 못한 영혼의 문장을 다시 읽고 있다.
나는 두 번째 이별의 문 앞에 서 있다.
첫 번째 이별은 나를 철저히 무너뜨렸고, 다시는 그런 슬픔을 마주할 수 없다고 믿었다.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나를 지워버리고 싶다는 극단적인 마음이 스칠 만큼, 그 이별은 삶의 전체를 흔들어 놓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다른 의식으로 다시 그 결을 통과하려 한다.
삶이 또다시 나에게 가져다준 이별은, 도망칠 대상이 아니라 천천히 바라보아야 할 또 하나의 배움이다.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두려움 속에 작은 설렘이 함께 섞여 있다.
그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결을 따라
이 두 번째 이별의 강을 건너려 한다.
아빠를 떠나보냈던 그해, 나는 마음속 어떤 문을 급하게 닫아걸었다. 그래서 이별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때의 나는 너무 아팠고, 너무 미숙했고, 무엇보다 ‘보내야 한다’는 말이 나를 더 숨 막히게 했다. 지나고 보니, 사실 보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사실을 삼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떠나는 이와 남는 이를 가르는 선은, 우리가 그어놓은 환영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두부를 통해 그 배움을 다시 건네받는다.
나는 이 작은 생과 두 번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이별은,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어떻게 그 순간을 맞아야 하는지 어떤 감각도 배우지 못한 채 마주한 일이었다. 어른이었지만, 이별 앞에서는 언어도, 마음의 근육도, 방향도 갖추지 못한 어린아이로 서 있었고, 준비했다고 믿었던 모든 것은 이별이 문을 두드리는 순간 힘없이 흩어졌다. 마음은 한 발짝도 따라오지 못한 채 그저 이 현실이 꿈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경험이 남긴 깊은 무지와 상처 때문에 이번 이별은 더 두렵게 다가왔지만, 이상하게도 바로 그 상처 덕분에 나는 지금, 처음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별을 바라보고 있다.
이별이 내 앞에서 느릿하게 번질 때,
나는 그 느린 파동 속에 잠기듯 그것을 바라본다.
첫 번째 이별에 한 번 금이 나 더 조용해진 마음의 살결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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