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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엽시계 Apr 21. 2022

이제는 첫사랑과 헤어져야 할 시간

러브레터 Love Letter


우리 모두는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한 첫사랑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큐피드의 화살에 맞아 첫사랑에 빠진 사람들도 있겠지.     


첫사랑은 짝사랑이라고 말들 한다.

이루어지지 못했고 혹은 고백조차 해보지 못해 더 아련히 기억에 남는 것이겠지.     

가끔은 그때 내가 용기 내어 고백했더라면 하는 늦은 후회(?)를 하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지금 세대 아이들은 과거보다 신체적으로 더 성숙하고 접하는 정보의 양이 훨씬 많아 이성에 눈뜨는 시기도 엄청 빠른 편이다.     


 시절에는 빠르면 중학생 시절, 보통은 고등학생 시절에 짝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것 같다.     


그런데 여학생과 남학생의 첫사랑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여학생들은 보통 학교의 총각 선생님이 첫사랑인 경우가 많았는데 여학생들이 짝사랑했던 총각 선생님들의 경우 이상하리만치 가르치는 과목이 국어, 영어, 미술 선생님들이 많았다.     


수학이나 화학, 물리 선생님을 짝사랑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과목 특성상 문학 작품의 교육내용이 많은 편이어서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들이 해당 과목의 총각 선생님께 더 끌리게 된 것일까?

.     

런 것을 보면 수학이나 과학 관련 종목은 우리 모두의 공공의 적이 맞는 모양이다.     


남학생들은 보통 또래의 여학생을 좋아했고 여선생님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정한 법만큼 만고불변의 기준이 하나 있었다.


"이뻐야 합니다."     





첫사랑은 대개 고백도 못 해보고 끝나 짝사랑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명언을 가슴에 되새기고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가 단칼에 거절 당해 아픔에 방황하는 청춘도 참 많았다.      


지금이야 카톡이나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고백을 하겠지.     


그 시대에 고백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로 정성 가득한 "손편지".

가을이 아닌 계절에도 그 시절의 청춘들은 편지를 정말 많이들 썼던 것 같다.     


이름하여 "연애편지". 영어로는 "러브 레터 Love Letter"...


특히 남성이라면 연애편지는 다 한 번 정도는 써보지 않았을까?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그 시간은 정말 온갖 번뇌와 고민, 철학적 사고를 갖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왕조시대 임금님께 올리는 상소문을 쓴다 한들 그처럼 경건한 마음이었을까?     


감성이 극대화되는 늦은 저녁 시간에 음악이 흐르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앉은뱅이책상에 편지지를 놓고 경건한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나의 모습은 자신의 영혼을 실어 한 자 한 자 원고지에 글을 적어 내려가는 소설가의 모습 그 자체와 다르지 않다.     


그렇게 나의 머리를 쥐어뜯고 영혼을 실어 써 내려간 편지는 새벽녘에야 완성이 되었고 완성된 편지를 다시 내 눈으로 확인하면서 읽은 후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신이시여! 이 편지가 정녕 제가 쓴 편지가 맞는 것입니까?"     


영혼의 심장을 울리는 한 편의 시와 같은 나의 연애편지,

한 줄 한 줄 다시 읽을 때마다 나 자신의 문학적 소양에 감탄하며 나르시시즘에 빠지고 만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도 울고 갈 이 작품을 읽고 나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여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미소를 짓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 웃고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불과 몇 시간을 가지 못한다.     


 아침에 깨어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나의 편지를 읽는 순간 나는 충격과 공포에 빠져 경악하고 순간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세상에! 이런 편지를 내가 썼다는 거야?"     


아침에 맑은 정신에 다시 본 그 편지는 정말 유치해도 이렇게 유치할 수가 있나 라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내가 얘를 좋아한다고 쓴 건지 싫어한다고 쓴 건지….

우리 둘이 사귀자고 쓴 건지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내자고 쓴 건지….     


그 작품의 저자인 나 자신도 해석 못 할 모호한 표현의 내용에 한숨이 절로 나올 뿐이다.     

의 인생 첫 문학작품이었던  편지는 그녀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내 손에 찢어지는 것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만다.     

결국 그녀는 나의 기억 속의 첫사랑으로 남아 버린다.



      

영화 "러브레터"의 주인공.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첫사랑에게 편지를 보내는 그녀.

어느 날 그로부터 답장이 오고 그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첫사랑의 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지만 그를 찾아간 것은,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그와 추억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이제는 그 사람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고 싶어서 아니었을까?


첫사랑은 누구에게마음 깊은 에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시랑 하는 이에게 미안해서, 기억하는 것조차 가슴 아파서 잊어버리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마음속의 첫사랑을 잊고 싶으신가요?

절절했던 당신의 첫사랑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보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외치며 그 사람을 보내주는 건 어떨까요.


"잘 지내고 있나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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