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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엽시계 Aug 22. 2022

스타! 그대의 별이 있기에 그대는 빛난다

라디오 스타

어린 시절 연예인, 탤런트를 꿈꾼 적이 있었다.

TV 속의 어린아이가 그렇게 부러웠고 롱코트를 입고 범인을 향해 달려가는 수사반장 아저씨의 모습은 너무 멋있게 보였다.

호랑이 선생님의 학생이 되고 싶었고 최불암 아저씨와 함께 나쁜 사람들을 잡는 형사가 되어 TV에 나오는 나오는 상상을 하며 꼭 탤런트가 되리라 마음먹었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탤런트가 되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말씀드렸다.

바로 불호령이 떨어졌다. 지금이야 선망의 직업이지만 당시만 해도 연예인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곱지 못했다.

“어디 할 게 없어 딴따라가 되고 싶다는 거야?”..

배운 거 없이 유랑극단이나 싸구려 극장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던 일명 딴따라가 당시 연예인을 대하던 시선이었다.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한 지금 연예인은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되었다.

인기를 얻은 연예인은 “스타”로 불리며 그의 행동, 언행 하나하나가 실시간 기사화된다.

스타 연예인의 경우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리고 일반인은 상상도 못 할 부를 축적할 정도니 부러워할 만한 직업임은 분명하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듯이 연예인들도 신인 시절에는 겸손하다가 인기를 얻어 소위 “스타”라고 불리게 되면 거만해지고 말썽을 부리는 경우를 연예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곤 한다.

음주운전, 마약, 도박 등의 사고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갑질이지 않을까 싶다.

사회적으로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의 소식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연예인의 갑질은 조금 차원이 다르다.

일반인들의 갑질은 대상이 제삼자인 경우가 많지만 소위 스타들의 갑질은 그 대상이 제자라고 말하기 어려운 자신과 일정을 함께하는 구성원들, 매니저나 코디에게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왜 자신과 일정을 함께 하는 구성원을 향해 갑질을 할까?

가 타고 있는 차를 운전해 주는 매니저한테 화풀이했다가 그가 열받아서 함께 죽자고 벼랑으로 차를 몰면 어쩌려고?    




연예인의 인기라는 것은 잠시 퍼붓다 그치는 소나기처럼 일시적인 경우가 워낙 많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인기 많을 때 바싹 땡겨 한몫 단단히 챙겨야 하니 회사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행사 일정을 잡고 몰아붙이니 몸도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겠지.

그러다 보면 피곤에 지쳐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나는 스타고 너는 내 덕에 먹고 사니까 이런 행동은 해도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다.

스타는 결코 자기 하나 잘 났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자기가 잘 나서 스타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국민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주연한 스타와 매니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라디오 스타”.     

밴드 출신의 최곤은 1988년 가수왕에 등극한다.

말 그대로 스타의 반열에 올랐지만 폭행, 음주운전, 마약 등 연이은 사고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대중에게 잊힌다.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지만 그는 자신이 아직도 스타라고 생각한다.

한물갔지만 스타라는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고 말썽은 이어지고 자신의 매니저 민수와 함께 지방 방송국으로 내려가 라디오 방송 DJ를 하게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지방 방송 라디오 DJ지만 여전히 자존심만 살아있다.


최곤의 라디오 방송은 예상외로 큰 인기를 얻게 되고 방송국은 그를 서울로 부르고 한 연예 기획사에서 최곤을 영입하기로 한다.

매니저 민수는 최곤의 재기를 위해 그의 곁을 떠난다.

민수가 떠난 후 최곤은 자신이 스타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스타일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자신의 곁에서 자신과 함께 해준 민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수가 자기 곁에 없는 그 시간, 최곤은 더 이상 스타가 아닌 무명인이 돼버린다.


최곤은 민수가 천문대에서 했던 말을 떠올린다.

 “별은 말이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최곤은 자신이 잘나서 스스로 빛을 낸 별이 아니라 민수라는 또 다른 별이 자신을 비쳤기에 빛을 낼 수 있었던 존재였음을 알게 된다.

최곤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민수에게 다시 자신을 비추어 달라며 울먹이며 말한다.

민수는 돌아오고 민수가 돌아온 순간 최곤은 다시 빛을 발하는 별이 된다.     




연예인 지망생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스타를 꿈꾼다.

스타가 된 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많은 어려움과 수많은 경쟁자 속에서 스타의 꿈을 이룬 당신은 충분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하지만 팬들이 보내는 환호와 박수에만 도취되어 그 모든 것을 신이 이룬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스타, 하늘에 떠 있는 그 어떤 별도 혼자 빛날 수는 없으니까.


지금 스타의 반열에 오른 당신에게도 당신이 응원하고 환호하는 스타가 있겠지.

하지만 당신이 스타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당신의 스타가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이 되고 싶고 닮고 싶은 존재를 당신의 스타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두운 밤하늘에 당신이 빛날 수 있게 비춰주는 또 다른 별은 바로 지금 당신 곁에 있다.

당신의 겉모습을 치장해주는 코디는 당신을 비추는 하나의 별이다.

차를 몰고 당신을 사랑하는 팬들 앞에 데려다주는 매니저 또한 당신을 비추는 또 하나의 별이다.

당신의 대사,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팬들은 당신을 밤하늘의 별들 중에 가장 빛날 수 있게 비춰주는 은하수의 별들이다.     


당신은 그 수많은 별들이 비춰주는 빛에 의해서  빛날 수 있는 하나의 발광체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당신을 비춰주는 그 수많은 별들을 언제나 당신의 가슴속에 간직하고 기억하시라.

그리고 언제나 과 함께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시기를...     


밤하늘에 혼자 빛나는 별도 없지만
빛나지 않는 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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