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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엽시계 Jul 16. 2022

절망감에 익숙해진 당신에게

쇼생크 탈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첫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로 향하는 아이도 있지만 새로운 공간과 다른 아이들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울면서 버텨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징징거렸던 아이도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제 반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학교도 잘 다닌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새로운 학교, 처음으로 출근하게 되는 회사는 부담감과 설렘이 같이 동반된다.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그곳 “군대”

설렘 따위는 있을 수 없다. 부담감을 떠나 공포감만 드는 곳.

입대가 가까워질수록 나의 영혼은 서서히 망가진다.     


드디어 신병 훈련소를 떠나 배치된 자대.

사회와는 전혀 다른 세상.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감옥에 수감된 죄인이 따로 없다.     


어떻게 견디나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옥 같고 감옥 같은 그 공간도 익숙한 공간이 된다.

세상에! 군대라는 감옥이 익숙해지다니?

차라리 다행이다. 만일 군대에 익숙해지지 않고 매일매일 괴로워했다면?

아마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겠지.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환경에 익숙해짐을 거부한다면 비극적인 일이 생긴다.     

군대에 적응을 못한다면 탈영을 하겠지,

사업에 실패해 가진 것을 잃은 이가 바뀐 상황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열에 아홉은 알코올 중독에 노숙자 신세가 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비록 지금의 처한 내 신세가 한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살아가야 하기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크게 성공은 하지 못해도 나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순기능이 많지만, 부정적인 것에 익숙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업에 실패해 노숙자가 되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노숙자의 삶이 익숙해져 서울역 노숙자 왕초가 돼버렸다.

열심히 구직 활동을 했지만 계속된 낙방과 백수 생활이 익숙해져 방구석이 퇴근 없는 직장이 돼버렸다.     

좋은 것에 익숙해져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 안 좋은 것에 익숙해져 버렸으니 답이 없다.

그들도 자신의 모습이 싫고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 환경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려서 원래 그렇게 살았다고 생각해버린다.

이제 그들의 눈빛에서 희망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희망의 빛을 잃고 희망의 끈마저 놓은 그들.

그들 중 일부는 그 모습으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기도 한다.     

뉴스나 신문에서 그런 사람들의 기사를 접할 때 드는 생각이 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닐까?”     


그들의 삶처럼 극단적인 예는 아니더라도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에 익숙해져 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일 수도 있겠지.

지금 내 모습이 나의 한계라고 단정을 짓고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

더 망가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내 인생 최고의 명작 영화 “쇼생크 탈출”.

그 영화에는 익숙해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지 알려주는 대사가 나온다.     


50년간 수감되어 있다가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브룩스가 출소하는 것을 거부하자 동료들은 이해를 못 한다.

브룩스의 마음을 이해하는 레드는 말한다.

“하지만 잘 알아둬. 이 철책은 웃기지 처음엔 싫지만 차츰 익숙해지지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날 수 없어 그게 길 들여진다는 거야”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려 할 때 두려움을 갖고 포기하는 것은 아마도 익숙함에 길들여졌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익숙함을 버리지 않으면 새로운 삶 또한 시작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앤디가 레드에게 이곳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앤디에게 레드는 말한다.

희망은 위험한 거야 희망은 사람을 미치게 할 수 있어
이 안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어     

훗날 앤디는 쇼생크 감옥을 탈출하고 레드는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출소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삶을 마감하려 하던 레드.     

앤디가 탈옥 전 자신에게 찾아가 달라고 한 약속  장소에서 앤디의 편지를 발견한 레드.

그 편지를 읽고 레드는 앤디를 찾아 나선다.     

앤디의 편지 마지막 부분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기억하세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겁니다.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같은 무기수의 처치에 있던 두 사람.

한 사람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한 사람은 절망을 이야기한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앤디,

현실에 익숙해지기 위해 희망을 버리라는 레드.     

앤디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지만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 익숙해지기 위해 희망을 버리는 레드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익숙해짐에 길들여져 당신의 꿈을 잊고 살아가시나요?

절망감에 익숙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절대 당신과 당신의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에게는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고 기다리는 가족이 있고,

당신의 심장은 여전히 새로운 삶을 갈망하는 욕구로 뛰고 있습니다.

당신이 고된 삶에 지쳐 그 심장을 애써 억누르고 있을 뿐.

당장 무엇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신 겁니다.     

기억하세요 당신! 희망은 좋은 겁니다.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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