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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엽시계 Apr 28. 2022

남의 기분 신경 쓰지 말고 내 기분대로

부당거래

하지만 너의 고마웠던 사랑을 난 당연하듯 생각했었던 거야     


90년대 인기 그룹이 불렀던 “날개 잃은 천사”의 가사 부분이다.

헤어지고 나서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그 사람이 나에게 베푼 배려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후회하는 내용.     

굳이 유행가의 가사가 아니라도 우리는 주위에서 그런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어쩌면 나 또한 누군가가 나에게 베푸는 친절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절교를 해서 만나지 않는 한 때 친구였던 녀석이 있다.

고교 동창으로 만나 20년 가까운 세월을 친하게 지내고 20대 시절의 술은 그 녀석과 마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친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주 못된 버릇이 있었다.

약속 시간을 정말 징그럽게 안 지킨다는 것.

30분 늦는 건 기본이고 어떨 때는 2시간 가까이 늦기도 했다.

내가 왜 안 오냐고 전화를 하거나 삐삐를 쳐야만 대답을 한다.

핑계는 늘 한결같다.

“사무실에 급한 일이 생겼어.  ”오는데 버스가 너무 막혀서 “...

그럼 먼저 늦는다고 연락을 하면 되는데 연락을 하는 법도 없었다.     


나는 약속 시간을 어기는 것을 아주 싫어해 약속 시간보다 10분은 먼저 도착해 있는데 정말 이 녀석과 약속을 하면 녀석이 나타나기 전까지 짜증의 연속이다.     




그런데 어이가 없었던 것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녀석은 자신이 늦는 건 사정이 생겨 당연한 거고 내가 일찍 오는 것은 내가 여유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약속 상대가 먼저 와 기다리는 것이 부담돼 나름 배려를 해서 일찍 나온 것인데 그 녀석은 그런 나의 배려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한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는 그 녀석과 연락을 끊었고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때 내 친구였던 녀석처럼 상대의 배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한 둘은 주위에 꼭 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바로 문제의 그런 사람이라고 고해성사하는 이는 한 명도 없다.     


그 문제의 사람은 당연함의 단계를 넘어가면 그 이상의 배려를 나에게 요구한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물건이면 갖다 버리기라도 할 텐데 숨을 쉬고 있는 물이라 갖다 버릴 수도 없다.     


그들도 처음에는 나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한다.

그런데 왜 고마움을 잊고 변하는 것일까?

몸속에 왕족의 DNA라 갖고 태어나서 상대가 베풀어 주는 친절과 배려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사람과 계속 만나고 있는 나 자신에도 화가 난다.

가족이 아닌 한 그냥 안 보면 될 것을 굳이 만나면서 그 모욕(?)을 당하는 나도 한심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영화 ‘부당거래”에서 감동을 준 대사가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만일 지금 그러한 사람으로 인해 속 끓이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말씀드리고 싶다.     

가족이 아닌 한 그런 사람과는 인연을 끊으시라고..


사람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어르신들의 명언이 아닐지라도 이미 당신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인 사람은 호의를 베푼 당신을 호구로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그런 사람 안 만난다고 당신 인생에 해 될 것 하나 없고 참고 만난다고 인생에 도움 될 것 하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고민이 되신다면 그 명대사에 이어지는 말이 하나 더 있는데 들어 보시라.


“상대방 기분 맞춰주다 보면 우리가 일을 못 해”     

상대방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스스로 스트레스를 자초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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