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엽시계 Mar 28. 2022

한국 토종 커피 전문점을 아시나요?

돌 다방을 아시나요?

요즘은 커피를 마실 때 거의 커피 전문점에서 가서 마시는 것 같다.     


커피 전문점도 브랜드와 숫자가 너무 많아 기억을 다 못할 지경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등 동네 어디를 가도 뭔 커피숍이 그렇게도 많은지 말이다.

"한국 사람들은 커피만 마시고 사나? “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커피 컵에 새겨진 브랜드를 앞에 보이게 컵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그들은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마시는 것이라는 심리 분석가의 말도 있다.

    

커피 전문점을 이용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지인들이 갈 때 따라가는 정도고 메뉴도 너무나 다양해 도대체 어떤 것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머리가 아플 정도다.

메뉴를 들여다보면 "저게 커피 맞아?" 하는 것들도 제법 많다.    



가 기억하는 커피 전문점은 1990년대의 "쟈뎅" 정도가 전부다.

그 뒤로 우리나라도 글로벌화가 되어서인지 수많은 커피 브랜드와 전문점을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다.     


내가 기억하는 커피 전문점은 구세대는 누구나 알고 있는 "다방".


요즘은 대도시 인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지방 변두리나 터미널에 보이는 정도다.     

예전에 다방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당시는 이렇다 할 모임 장소가 변변치 않다 보니 사람들은 대개 다방을 약속 장소로 정하고 모였다.     


다방이라고 하면 부모님 심부름에 따라 동네 다방에 손님을 찾아 모시러 갈 때가 기억이 나고 사회인이 된 후 업무차 혹은 누군가를 기다릴 때 잠시 다방을 들리곤 했던 것이 전부다.     


당시 다방이라고 하면 "레지"라고 불리는 여성 종업원이 손님에게 주문을 받고 커피를 가져다주고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다방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손님 옆에서 애교를 부리며 "사장님! 저도 한 잔 사주세요"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레지들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 양도 굉장했을 것이다.

다방 메뉴에 장에 유익한 요구르트도 있었는데 그때는 다방에 왜 요구르트가 있나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아마도 커피에 찌든 레지들의 위장을 보호하기 위한 메뉴였던 것 같다.  




 다방에는 정말 많은 사장님들이 계셨다.

카운터에서 "김 사장님! 전화받으세요." 하면 세네 명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 많은 사장님들의 테이블에는 한결같이 영양 만점의 "쌍화차"가 놓여 있었고 비록 그 쌍화차 값은 외상을 져도 입으로는 수 십억 원을 우습게 굴리고 중앙정부나 정보기관에 친한 사람이 여럿 있어 대박 나는 투자 물건을 알고 있다면서 주위에 투자를 권하는 재계의 큰손들이셨다.     


그 시절의 다방은 지금의 SNS처럼 사회관계망을 구축하는 그런 장소였다.     


그런데 과거 다방들의 이름은 이상하게 한 글자 이름이 많았다.

법으로 강제해서 한 글자로 지으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대표적인 다방 이름을 몇 개 나열하면,


돌 다방. 솔 다방. 별 다방. 정 다방. 학 다방. 석 다방 등등


특히 군부대 근처에 별다방이라는 이름의 다방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때 별다방이 지금의 스타벅스 원조가 아닐까?]     


두 글자 이름의 다방은 왜 그리도 "약속다방"이라는 이름이 많았는지.

아마 당시에 약속 장소로 다방을 많이 이용하다 보니 그럴 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수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로 테이크 아웃으로 소비하는 지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거 친구와 약속 장소로 이용하고 때로는 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선 보는 장소로 이용되고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수많은 사장님들이 가득했던 옛 다방의 모습이 더 좋은 모습으로 추억되는 것 같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한민국의 토종 커피 전문점이었지만 지금이야 검색하고 억지로 찾아보지 않는 한 찾아보기 힘들어진 다방.


언제 다방에 들러 그 시절의 수많은 김 사장님들이 드셨던 계란 동동 쌍화차를 마시며 그 시절의 나의 부모님을 떠올려 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면 당신은 가족 학대범 일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