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추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2022년 1, 2월은 내 생애 가장 추웠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 시기에도 산책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남은 감정은 '추웠다 그리고 고마웠다.'이다.
산책하면서 만난 나뭇가지는 모두 앙상했고, 어느 것 하나 생기 있는 생명체를 만날 수 없었다. 2021년 11월부터 시작한 루틴 중 하나는, 길거리 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남산과 한양 성곽길에서 무척 가깝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거리 고양이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이미 이곳은 고양이 천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애묘인들이 많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밥을 주는 집사님들도 많고, 아예 고양이 보호소에서 나와 돌보기도 한다. 복지국가에도 사각지대는 존재하는 법.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산책 다니는 취미가 있는 나는, 그런 복지 혜택을 모르는 안타까운 영혼들을 만나곤 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었다. 산책하기 전, 남편이 버리다 싶어 한 검은 크로스백 에코백에 고양이 사료 3 봉지와 딸기가 담겨 있던 플라스틱 통 3개를 챙겨서 집을 떠났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인 고양이들을 위해 3곳에 사료를 담아 두었다.
일은 열심히 해도 매출이 마이너스로 열심히 하면 할수록 왜인지 진이 빠졌다.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자신감도 바닥이고,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에도 서운함이 생겼다. 여러 가지 사업화 지원도 떨어져 우울함이 하늘을 찔렀다.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를 일으킨 건 고양이들이었다. 내가 놓아둔 사료통은 그다음 날이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고마워. 맛있게 잘 먹을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이 생명체들이 나를 일으켜주고 있었다. 산책길은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부지런히 나갔다. 추워도. 많이 추워도. 나중에는 그들이 추운 겨울날 잠시라도 쉬었다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집을 지었다. 그 안에 집안에 있는 모든 핫팩을 다 넣어두었다.
사는 것에 회의감이 들 때, 나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사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게, 주저앉은 내가 일어나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거다. 다시 일어나야지. 그리고 앞으로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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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동물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유기 동물을 잠시 임시 보호하면서 주인을 찾아주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리고 가족으로 받아들였을 때 어떤 동물병원에 가면 좋을지 도움이 될 정보를 남겨둔다.
1. 길거리에서 아픈 강아지와 고양이를 마주했을 때
'1577-0954' 전화를 걸어 상담한다. 동물보호 복지 상담센터 번호다.
2. 유기 동물을 구조해서 잠시 임시 보호를 하면서 주인을 찾을 때
네이버에 카페를 통해 찾기도 하고 요즘은 인스타그램 태그를 통해 입양 홍보를 하기도 한다. 일단 노출이 많이 되는 키워드 위주로 태그를 걸어 입양자를 찾고, 입양자의 주거 상태와 신분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하고 보내는 것이 좋다.
'#입양홍보 #입양홍보문의 #서울(지역)고양이 #사지말고입양하세요'
3. 길거리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아들이면서, 어떤 동물병원에 가야 할지 막연할 때
아래 링크에서 지역을 검색해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캣 프렌들리 클리닉 (cat friendly clinic)으로 선정되려면 여러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상담실과 입원실, 수술용 장비가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