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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그모어 Nov 20. 2023

REVERSIBLE

내 삶의 양면성에 대하여


지난 5월 말이었나 6월 초였을까요. 태그모어(https://tagmore.co.kr/)를 막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과감하게 태그모어에 올인하려고 했거든요. 이런 제 생각을 부모님에게도 전달하고, 직장에도 전달했습니다.



부모님은 당연히 노발대발하셨습니다. 네 나이가 몇인데 어쩌려고 그러냐. 아무리 그래도 빈티지 의류 사업으로 먹고살 수는 있겠냐 등등.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않으셨죠. 사람 마음이 참 그런 것이 못하게 하면 더 하고픈 이상한 심리가 있어요. 어쩌면 “네 선택을 존중한다”라는 말씀을 선선하게 전해주셨더라면, 제가 알아서 퇴사 생각을 접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에서도 갑작스러운 제 결심에 썩 놀라하셨어요. 감사하게도 잡아주셨어요. 두 번의 면담이 있었고, 병행하다가 태그모어가 잘 되기 시작할 때 관둬도 늦지 않다며 설득해 주셨죠.



이 사업을 알려준 단스토어 대표님도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업을 유지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해. 너 돈 있어? 없으면 입 다물고 직장 다녀.”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여자친구의 동네 지인 분이었습니다.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마침 제가 이 고민을 끌어안고 있던 터라 토로하게 되었죠. 평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이라 막연히 제 결심에 동조해 주실 것이라 여겼는데, 오히려 제 결심이 얼마나 유아적인지 깨닫게 해 주셨어요. 불확실하고 막연한 길에 올인을 하겠다는 제 무모함엔, 사실은 힘들게 일하고 싶지 않다는 나약한 마음이 저변에 깔려있었던 것이죠. 그걸 들쳐주셨고 이내 전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 맞아, 해보지도 않고 왜?



그로부터 한 5개월 정도 흐른 지금. 저는 투잡러로 거듭났습니다. 직장도 마음 잡고 잘 다니고 있고, 태그모어도 아주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이지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의 나. 태그모어 사업자로서의 나. 이 양면이 요즘은 꽤 좋다고 느껴집니다. 왜냐면 직장에서 힘들어도 ‘그래, 나는 태그모어 사업을 크게 만들 거니까..’ 위안하고, 역으로 태그모어 매출이 부진해도 ‘그래, 나는 직장 잘 다니고 있으니까..’ 위안하게 되더라고요. 확 뒤집어 입듯, 상호 보완이 됩니다.



마치 이 리버시블 아이템들처럼요. 무늬 있는 면으로 화려함을 줄 수도 있고, 단색인 면으로 차분함을 가져갈 수 있듯이. 이 아이템의 양면성이 제 일상의 그것과 같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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