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를 보다 든 생각
보라색을 썩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한때 의식적으로 특이한 색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닐 때가 있었네요. 스무 살 때는 민트색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가, 어느 시점엔 핑크색이었다가, 보라색으로 넘어간 시절도 있었죠. 서른 중반이 된 지금은 보라색을 제 최애의 색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색입니다.
오묘한 색이죠. 제가 보라색을 운운할 때마다 늘상 하는 표현이 있는데,
밝으면서도 어두운 색
실로 그래요. 분명 밝은 색입니다. 꽃만 봐도 그래요. 라일락이나 제비꽃과 같은 보랏빛 꽃들을 보면 화사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러나 다른 원색에 비해 보라색은 뭔가 탁하고 어두운 느낌도 있어요. 그런 특성 때문에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런 색이죠. 고급스러우면서도 퇴폐적인(?) 느낌. 하여간 이상하고도 특이한 색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배트맨 최고 빌런인 조커의 코스튬이 보라색 수트인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엑스맨의 매그니토도 보라색 코스튬 아니었나요? 그들이 본래는 선했다가 인간 세상으로부터 얻은 여러 가지 나쁜 경험을 통해 가치관이 뒤틀려지면서 악의를 갖게 되는 캐릭터라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보라색만큼 그들의 정체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색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게 꼭 뭐 가상세계 속 캐릭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죠. 누구나 양면의 마음이 있잖아요. 긍정긍정한 원영적 사고를 하는 양지의 마음이 있고. 질투, 시기, 증오, 우울 등등 음지의 마음도 있죠. 퍼센트의 차이일 뿐 이 두 가지 마음이 언제든 공존할 수 있으며, 이건 결코 잘못된 그 무엇이 아니에요.
다만 내 안에 있는 음지의 마음을 때론 양지로 꺼내 들 필요는 있어요. 안 그러면 썩어 뭉그러져 몸 쪽으로 병을 퍼뜨리거든요. 털어내야 합니다. 물론 이웃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그러기에 가장 좋은 도구가 바로 보라색이 아닐까 싶어요. 태그모어를 통해 보라돌이가 되어보는 것도 그 일환이 될 수 있겠죠.
색감 좋은 팔라스 티셔츠입니다. 팔라스 로고 위에서 여유롭게 담배 피우고 있는 강아지(?) 이미지가 제법 위트 있네요. 택만 제거된 새 상품 컨디션의 티셔츠입니다. 사이즈는 S.
오라리 셔츠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페이퍼셔츠 소재와 유사하게 바스락거리고 시원한 면 소재라 초여름에도 무리 없이 입기 좋습니다. 겉면과 안면이 서로 뒤집어진 듯한 디테일이 재미있습니다. 사이즈는 4사이즈로 남성 100~105 정도 사이즈 감입니다.
맵시라도 보라색 옷을 입는 빌런이 되어봅시다. 왜 외국에 그런 속담이 있잖아요.
Good girls go to heaven,
but bad girls go everywhere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
이번 여름 ‘어디든‘ 가보는 보라돌이 그대가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