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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 자연스러운 거짓말도 버리련다

by 향기로울형

자연스러운 거짓말


이런 문구를 어디에서 보고 나는 도둑이 제 발 저리듯 가슴이 뜨끔 했다. 얼마나 많은 거짓말들로 다른 사람과 나를 속였던가. 얼마나 많은 순간을 내 감정과 내 생각을 짓뭉개버렸던가. 얼마나 많은 순간에 상투적인 결말과 주제를 스스로에게 강요했던가.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슬그머니 정답지를 펼치는 아이처럼 진짜 내가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기를 포기했던가.

호불호를 가리지 않고 친절을 디폴트 값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니 사람 좋다고 사람들이 칭찬한다. 그 말에 또 내가 속으니 거짓과 허위의 도미노다. 그런데 예리하기 짝이 없는 내 친구가 그것을 말한 적이 있었다.


너는 친절한 것 같은데 막상 사귀어보면 차가운 면이 있어.


하필 그 말을 가장 좋아하는 그 애에게 들어서 나는 그날 몹시 슬펐다. 아니 들통나서 분했던가? 아니 진짜 나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분명 있는데 전자에게도 친절하게 웃어주고, 후자에게도 친절하게 웃어준다. 나의 그런 행동이 내가 아끼는 이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상처를 준다. 2025년에는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덜 친절할 거다. 예쁘게 꾸민 거짓을 버리고 어색하지만 정직한 침묵을 견디련다. 대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한다 고백하겠다. 호들갑을 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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