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 불명
수취인 불명,
어렸을 때는 그 다섯 글자가 그리도 멋있어 보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일단 어려워보여서였을까.
그 때는 그 단어보다 편지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너무나도 버겁다.
네 이름을 꾹꾹 눌러쓰다 쏟아지는 눈물에 편지지를 밀어내고,
사랑한다 쓰다가 결국은 편지지에 눈물자국을 남기는 것은 힘이 든다.
편지 한 장을 쓰는데 한참이 걸렸다.
코끝이 눈가가 발갛게 부은 것은
너에게 쓰는 편지이기 때문일까.
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받는 사람의 이름만 쓰고는 또 울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