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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타 May 29. 2016

편지

수취인 불명

수취인 불명,

어렸을 때는 그 다섯 글자가 그리도 멋있어 보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일단 어려워보여서였을까.

그 때는 그 단어보다 편지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너무나도 버겁다.

네 이름을 꾹꾹 눌러쓰다 쏟아지는 눈물에 편지지를 밀어내고,

사랑한다 쓰다가 결국은 편지지에 눈물자국을 남기는 것은 힘이 든다.

편지 한 장을 쓰는데 한참이 걸렸다.

코끝이 눈가가 발갛게 부은 것은

너에게 쓰는 편지이기 때문일까.


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받는 사람의 이름만 쓰고는 또 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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