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재의 반성)
꼰대!
도대체 이런 짜증나는 말은 누가 만든거야?
어떤 시키가 이런 말을 만들어서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거냐고?
무슨 뜻인지나 알아야겠다.
무슨 뜻인지 알고나 들어야 할 거 아냐?
인터넷 검색 찬스, 레쓰고!
허걱!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쭈글쭈글 번데기를 닮았다는 말이잖아?
그 정도까진 아니거든. 근데 설사 그렇다 치자.
근데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이런 외모비하적 표현을 사용하는거지?
용납할 수 없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시대착오적 표현이다.
이건 또 뭐야! 프랑스어로 콩테(Conte)를 일본식으로 ‘꼰대’라고 부른다는 설이다.
일제강점기때 친일파들이 백작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스스로를 ‘꼰대’라 자랑스럽게 칭했다고 한다.
꼰대라는 말이 그럼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라는 뜻인거야?
이것봐! 이렇게까지 뭘 잘못한 건 아니잖아?
모욕적이다.
누가 나를 꼰대라고 부른다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불사할 것이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너무 하잖아!
쭈글쭈글한 번데기같은 친일파라니!
‘꼰대’가 이 정도로 나쁜 말은 아닐거라고 생각해!
그러기엔 내가 너무 자주 듣는 말이잖아.
분명 다른 게 있을거야.
아니 다른 게 있어야만 해! 제발!
휴~ 다행이다. 다른 게 하나 있긴 있다.
옛날 어르신이 사용하는 ‘곰방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가만 보자! 이건 스타일에 관한 얘기다.
좀 억울하긴 하지만 부인할 수는 없지.
먹고 사느라, 가족 챙기느라 좀 들어보이긴 하지.
솔직히 그딴 거에 신경쓸 겨를이나 있었나?
마음엔 안들지만 그래도 앞의 것들보단 좀 낫다.
나이먹고 좀 올드해보이면 ‘꼰대’라는 거지?
인정! 여기까지 오케이!
쿨하게 인정하고 돌아서려는 찰라!
어라? 이건 뭐지? 하나가 더 있네?
요즘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가 부른 노래 ‘Gone Days’
와우! 이건 완전 신박한데?
그렇지! 이 말이 공평하지!
지나간 날들을 못잊고 옛날 이야기하는 사람들!
걔네들이 ‘Gone Days’인거야.
이제부터 난 ‘스트레이키즈’ 팬이다.
옛날 이야기 많이 하면 'Gone Days'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더이상 꼰대가 아닐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