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검고 어두운 우주에서 딱 하나 반가운 일이었다.
유리 구슬이 굴러간다
빗방울을 지나 잠자리의 눈을 지나 고드름을 지나
깨지면 누군가가 다칠 것 같아 불안하게
기분 탓인지 모를 기시감
구조 요청은 언어보다는 신호에 가까웠다
멀어지는 일은 일정하게 흘러갔다
퍼져나가는 소리를 받아적는 일
벅차올랐던 지난 일들을 재생하는 일
첼로 음악을 틀어놓고 우는 걸 좋아했다
나는 습관적으로 울었다
참 잘 울었어요.
환희 웃어주는 사람의 미소가 무서웠다
완곡한 곡선이 끊어지면 다시 눈물이 되어야만 했다
끊어지고 끊어져 우주가 되고 다시 뭉치는 걸 반복하는 일
유리 구슬을 주워 이름을 붙이고
먼곳에서 바라봐주었다.
혼자만 있는 것처럼 자유롭게 울었다.
아주 아주 먼곳에서 매일 매일 울었다
습관처럼 울었다
작고 검고 푸른 우주에서
딱 하나 반가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