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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았나

사라졌는가, 남아 있으나 결국, 잊혀졌는가

by 아주작은행성
잔나비 -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

멀어진 우리 거리만큼

내 삶과 더 가까워져서

뚫어져라 나만 보다

오늘은 마침내 관통했나봐


구멍난 이 맘 가리우고파

새하얀 웃음 귀에 걸고선

느닷없이 사라지던

그 숱한 밤들을 떠올려보네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

잊혀진 모든 밤들에게

그럼에도 속삭이던

조그마한 사랑과 마음들에게


돌아갈 수 없다 한 대도

이 밤 또 노래를 불러야지

그리워하는 마음이

미래를 향하는 마음이라며



잠이 오지 않은 밤들은 잊혀졌고

잠들고 싶었던 날들은 사라졌다.


삶이란 점점 사라지고 있는걸까

아니면 잊혀지고 있는걸까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모여

이 작고 작은 마음들이 모여

또 하나의 미래를 향한다.


나를 관통한 마음들이

크고 작은 구멍을 남기고


그렇게 하나 둘,


나를 관통한 수많은 마음이

더 이상 그리워지지 않을 때

비로소 나는 온전히 소멸한다.


작은 목소리로 남아

서글픈 멜로디의 노래가 되어

불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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