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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된 시간

너도 우리가 떠나는 게 아쉽니?

by 대미녀


4박 5일의 일정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렸다. 벌써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여행 내내 비 한 번 내리지 않고 맑고 화창했던 날씨가, 떠나는 날에는 마치 우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가볍게 추적추적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비는 아니었고, 캐리어를 끌며 걸어도 우산 없이 괜찮을 정도의, 딱 그만큼의 비였다.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자, 아까와는 달리 비가 폭우처럼 쏟아졌다. 마치 떠나는 우리를 아쉬워하며 울고 있는 듯했다. 이동할 때는 불편하지 않도록 살짝 내리던 비가, 우리가 더 이상 비를 맞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들어가자 크게 내리며 ‘가지 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비행기에 올라 한국으로 향하자, 언제 내렸냐는 듯 비는 그치고 흐린 하늘만 남았다. 대만에서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 떠나기가 아쉬웠다. 날씨마저 우리의 마음을 닮아 있어 그 아쉬움이 더 깊게 남았다.

해외여행을 몇 번 다녀왔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대만 여행은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유를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순간이 마음속에 깊이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집에 도착하고,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까지 우리는 계속 대만을 그리워했다. 마치 과거에 어떤 인연이 남아 있는 듯, 일상 속에서도 자꾸자꾸 떠올랐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나 아무래도 상사병 걸린 것 같아. 대만이 너무 좋아”라고 말할 정도였다. 너무 대만 이야기를 많이 해서인지, 주변에서는 “또 대만이야? 왜 그렇게 대만이 좋아?” 하고 지겹다는 듯 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오빠와 나는 대만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렸다. 다음 여행은 언제일까? 오래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 순간은 빨리 찾아왔고 그 순간, 나는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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