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 사람들이 가면을 쓰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나 다운게 최고야!"를 외치며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행동하고 말할 것이다. 나 다움을 잃지 않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유로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피해를 주면 안된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지켜야 한다.
가면을 쓴다는게 고통스럽다는 의견에는 사실 동의하기 힘들다. 그냥 숨 쉬듯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원만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위해서. 어찌보면 가면을 쓴다는 표현도 이상한 것 같다. 기분이 나쁘다고 바로 달려들고 타인의 성향과 상황을 배려하지 못하고 본인의 원래 모습만 중요시한다면 짐승과 다를게 무엇인가?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서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돈을 벌려고 왔는데요?"라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말이야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인이 쓰고 있는 가면은 "나 다움"을 갉아먹는 장애물이 아니라 살아감에 있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와 맞닿아있다.
나는 인간관계의 단절이 두려워 가면을 쓰고 있다. 나는 강한 성향이다. 20대 때는 관계의 소중함에 대해서 잘 몰랐다. 수틀리면 그냥 들이받았고, 인연을 끊곤 했다. 하지만 30줄이 넘어서면서부터 인간관계라는 것이 자가증식하듯이 스스로 번식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주변에 아무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서웠다. 이것을 깨달은 시점부터 나는 항상 가면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가면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언행하다보면 결국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