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만 온전히 집중

by 글거북

나는 인정욕 수준을 넘어서 좋은 사람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명예를 획득하는 것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정의로운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것에 집착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고생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말이다. 이를테면 회사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플라스틱 용기를 그냥 버리면 냄새가 나니 누군가는 설거지를 해야 했다. 그 설거지를 거의 내가 도맡아서 했었다. 물론 다른 직원들이 "오늘은 제가 할게요" 하면서 완강하게 뺏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지간하면 내가 도맡아서 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헌신적이고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얻었지만 점심먹고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에서 쌓여있는 설거지를 보면 한숨이 쉬어지고 짜증이 나곤 했다.


좋은 사람 컴플렉스 수준의 인정욕은 한동안 나를 옭아매었다. 돌이켜보면 어느정도 부정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 자신의 행복이나 발전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더 신경쓰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음... 꾸준히 한다기 보다는 3개월 하고 6개월 쉬고, 다시 6개월 하고 9개월 쉬는 형태로 좀 이상하게 하고 있다. 이러니 어디가서 운동 한다고 말하지를 못한다. 운동을 함에도 좋지 않은 몸은 덤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운동의 목적도, 운동 과정도 타인의 시선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남에게 잘 보이려 운동을 하다보니 조급해지고, 쉽게 성과가 나지 않으니 포기한다. 헬스장에 가서도 나 자신의 운동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니 무리해서 하게 되고 다친다. 의욕을 잃는다.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는 목적은 멋있어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이다. 멋있어 보임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내가 이겨야 할 사람은 옆에서 스쿼트 100kg을 치는 사람이 아니다. 어제 스쿼트 50kg을 쳤던 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운동을 하니 운동 자체도 한층 더 즐거워졌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칠 경우 자신에게 해가 되기도 한다. 타인의 시선 보단 나 자신과의 대화를 자주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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