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 힐링센터 (1)

단편소설

by 선명이와 지덕이

아래의 글은 허구(Fiction)인 소설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상했다. 아내는 밤에 운전대를 잡고 한 시간만 지나면 힘들어하고 또 힘들어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낮에만 만나서 그런지 그녀의 특이한 운전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연애 시절 그녀는 내가 운전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줬고 자기가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편하게 여긴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녀가 나와 함께 결혼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이상하고 위험한 운전 습관을 알게 되었다.


“정신 좀 차리세요. 사고 날 수 있어요”


나는 그녀가 운전할 때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녀가 밤 10시만 넘으면 운전대를 잡고 운전 중에 습관적으로 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으응. 오빠. 나 졸고 있어요? 어깨 좀 꼬집어 줘요. 졸지 않게”


그녀는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잠에서 막 깨어나면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며 대답하곤 하였다. 그녀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고 점점 빈도가 잦아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때때로 그녀는 기운이 없고 피곤한 목소리로 운전하며 위태롭게 집으로 향하곤 하였다. 그녀가 졸고 있을 때마다 그녀의 어깨나 얼굴을 꼬집던지 어깨를 주무르면서 깨웠다. 이럴 때마다 그녀의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건강검진을 두려워하여 병원에 가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나를 만나 결혼하는 데 있어서 나로부터 멋진 프러포즈를 받지 못했다. 내가 나이는 40살이 넘었지만 연애하는데 서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불철주야 일만 하는 일벌레였다고 할까.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회사 동료나 지인들이 결혼하는 것에 대한 부러움으로 맞선도 자주 봤지만,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와의 맞선도 일회성 만남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첫 느낌이 편안했다. 그녀는 내가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집중하여 듣는 듯했다. 내가 회사에서 관리자나 직무 강사로서 인정받는 베테랑 직원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내 눈에는 그녀가 첫눈에 반할 이상형의 여자는 아니었으나 만남 시간을 이어갈수록 그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그녀의 직업에 대한 것이었다. 논리적이고 계산적인 IT분야와는 달리 그녀는 나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직업은 예술가였다. 내 친구들은 IT서비스 회사의 평범한 부장인 나와 예술을 하는 그녀가 어울릴 것 같지 않다고 말하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예술가가 후원이 없으면 배고픈 직업이라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맞선 볼 때 자기와 다른 직업의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작년 여름, 교회 후배의 소개로 그녀와 맞선을 본 후 세 번째 만났을 때 그녀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나의 어떤 모습이 좋아서 계속 만나자고 하냐고 말이다. 나는 말했다. 대화가 잘 통하고 배려심이 많은 것 같다고. 그녀는 내가 대기업 IT회사에 다녀 왠지 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것이 나와의 주된 결혼 이유였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다시 물어봐도 항상 그렇게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