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쪄도 계속 먹게 되는 총좌빙

계란 추가하는 거 잊지 말기

by 조혜미

대만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낼 때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 바로 총좌빙(蔥抓餅)이 아닐까? 대만식 파전 혹은 파전병이라고 할 수 있는 총좌빙은 총총 썬 파를 밀가루 반죽과 섞어 만든 전병이다. 실제로 먹어 보면 파맛이 그다지 느껴지진 않는다. 기름에 노릇노릇 익히기 때문에 쫀득쫀득 바삭바삭한 전의 맛이 강하다. 이러한 총좌빙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밥으로 먹었다. 아침마다 기숙사 근처에 트럭이 왔는데 바로 이 총좌빙을 파는 트럭이었다. 대만에서는 아침에 수업이 있으면 아침밥을 사서 강의실에서 먹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수업 가는 길에 항상 들러서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 맛있어서 수업이 없는 날에도 아침에 사서 기숙사로 들어가곤 했다.


"一個蔥抓餅加蛋。(계란 추가한 총좌빙 하나요.)" 이게 내 고정 멘트였다. 계란을 추가해야 좀 더 든든하기도 하고 맛있어지기도 한다. 옥수수나 햄 등을 추가해 먹는다고도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사 먹던 트럭에서는 없는 토핑이었던 듯하다. 아무튼 기름에 반죽을 튀기는 음식이라 눈 깜짝할 사이에 살이 포동포동 쪄 버리지만, 그렇다고 평생 살 곳도 아닌 곳에서 소소한 아침의 즐거움을 포기하긴 싫었다. 그만큼 내 입맛에 맞았다는 뜻이다.


총좌빙이란 단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총(蔥)은 파, 좌(抓)는 잡다, 빙(餅)은 전병을 가리킨다. 여기서 '잡다'라는 의미가 들어간 이유는 그 요리 과정에 있다. 반죽을 손으로 잡아 늘이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손을 의미하는 서우(手)가 붙어 서우좌빙(手抓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편, 총좌빙은 총유빙(蔥油餅)과도 같은 말로 쓰인다. 이름이 다른 만큼 차이점이 있음에도 대만 사람조차 두 개의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이 인터넷에 올라올 정도다. 엄연히 따지면 총좌빙은 팬에 반죽을 어느 정도 익힌 뒤 나선형으로 돌려 가며 젓가락 등의 조리 도구로 반죽을 조금씩 튕기며 익히는 것이다. 총유빙은 그런 과정 없이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나눠 둥글게 편 반죽을 기름에 그대로 익히는 것이다. 그래서 총좌빙이 총유빙보다 좀 더 입체감이 있고 바삭한 편이다.


총좌빙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중국의 산둥성(上东省)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한편, 중국의 일부 학자들은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의 즈궁빙(支公餅)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동진(東晉)의 승려였던 지둔(支遁)이 세상을 유람하다가 후베이 지역에서 전쟁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에게 파, 기름, 밀가루로 전병을 만들어 나눠 주었다. 이것이 널리 퍼져 후에 당나라 문인인 다성(茶聖) 육우(陸羽)에게 전해졌고, 개량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이러한 총좌빙은 대만 어디를 가든 쉽게 맛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아침 메뉴를 파는 곳에 정말 많다. 물론 야시장에도 있다. 마트에 가면 냉동 반죽을 판매하기도 하니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도 있다.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아침 식사를 원할 때 안성맞춤이다.


대만의 아침 메뉴로 단빙(蛋餅)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단빙은 조각으로 나와 이동 중에 한 손에 들고 먹기는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럴 때 한 손에 들고 앙 물어뜯으며 먹기 편한 총좌빙을 먹는 걸 추천한다. 마치 크레페를 먹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