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선 나무관을 간식으로 먹는다?!

오싹한 기운이 쫙?!

by 조혜미

대만에는 이름이 독특한 음식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2015년 CNN에서 타이난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힌 '관차이반(棺材板)'은 단연 가장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음식이 아닐까 싶다. ‘관차이’는 시신을 넣는 관, ‘반’은 널빤지를 뜻한다. 직역하면 ‘나무관’이라는 다소 오싹한 이름이지만, 사실 관차이반은 대만식 빠네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맛있는 빵 요리다. 허니브레드처럼 네모난 빵의 속을 파내 닭 간, 닭고기, 완두콩, 새우 등을 넣고 걸쭉한 크림소스를 부어 먹는다.


관차이반은 1940년대 타이난에서 쉬류이(許六一) 씨가 처음 만들었다. 그는 일제강점기 군인으로 복무하며 서양과 일본 요리를 배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닭 간을 넣어 만든 간식이라 ‘지간반(雞肝板)’이라 불렸는데, 어느 날 국립성공대학교 고고학 팀이 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 그중 한 교수가 빵의 네모난 모양과 덮개가 발굴 중인 관처럼 보인다며 농담을 했고, 쉬류이 씨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이름을 ‘관차이반’으로 바꿨다. 특이한 이름 덕분에 관차이반은 곧 타이난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그 후 가게는 쉬류이 씨의 아들 부부인 쉬종저(許宗哲), 사오유리(邵油理) 부부가 이어받았고, 지금은 그 딸과 사위가 인수 과정에 있다고 한다. 가게는 1935년에 문을 열었으니, 2025년 기준으로 90년 역사를 자랑한다. 머지않아 관차이반은 탄생 100주년을 맞게 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일부 가게들은 돈과 번영을 상징하기 위해, ‘재물’을 뜻하는 동음이의어 ‘차이(財)’를 써서 '관차이반(官財板)'이라 부르기도 한다.


관차이반의 매력은 겉바속촉이다. 빵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속은 부드럽고 진한 소스로 채워져 있다. 닭고기, 완두콩, 새우, 걸쭉한 소스가 어우러져 동서양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해산물이나 옥수수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변형 메뉴도 많다. 영어로는 직역해 coffin bread 혹은 coffin sandwich라 부른다. 이름만 들으면 외국인들은 놀라기 쉽지만,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음식이 된다. 낯선 외국 음식 이름 중 이렇게 쉽게 각인되는 경우도 드문데 큰 장점을 가진 음식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