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추석 음식에는 녹두가 들어간다?!

가운데가 볼록!

by 조혜미

예전에 대만 친구에게 추석 인사를 나누다가 친구가 월병을 많이 먹었다고 한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막연히 대만에는 중국의 월병이나 한국의 송편처럼 대만만의 추석 음식은 없나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내 착각이었다. 대만에는 '뤼더우펑(綠豆椪)'이 있다.


한국어로는 '녹두병'이라고 한다. 뤼더우투(綠豆凸) 혹은 샤오웨빙(小月餅)이라고도 불리는 뤼더우펑은 대만식 월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녹두 소가 들어가 있으며, 돼지기름과 붉은 양파를 넣고 돼지고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물론 건강을 위해 녹두 소만 넣은 뤼더우펑을 파는 곳도 있다.


뤼더우펑은 일제강점기 때 타이중(台中)의 펑위안(豐原)에서 만들어졌다. 일본 과자의 영향을 받은 장인이 녹두 페이스트를 소로 한 월병을 개량해 냈고, 이것을 굽자 빵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이는 태초에 후루둔빙(葫蘆墩餅)이라 불렸으며, 뤼더우펑의 전신이다.


이후 부풀어 오르는 특징 때문에 '부풀어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펑(椪) 혹은 투(凸)라는 글자가 붙어 이름이 지어졌다. 이름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쉐화자이(雪花齋)의 창업자 뤼수이(呂水) 씨가 반죽을 굽다가 뒤집는 걸 깜박했다가 한쪽이 부풀어 오른 걸 보고 명명했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리지(犁記)의 창업자 장린리(張林犁) 씨가 녹두 콩알로 소를 만들다가 수차례 개량을 거쳐 뤼더우펑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다.


뤼더우펑은 샤오웨빙이라 불리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뤼더우펑에 수육, 달걀노른자, 찹쌀떡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일부 가게에서는 전통적인 녹두 뤼더우펑과 구분하기 위해 '작은 월병'이란 뜻의 샤오웨빙이란 별칭을 붙였다.


뤼더우펑은 페스츄리처럼 여러 겹의 얇은 층이 있어 바삭하고 색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가오슝 뤼더우펑 대회(高雄綠豆椪大賽)가 개최되기도 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가오슝에 간다면 수상한 곳의 뤼더우펑을 사 먹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그동안 대만에 가서 펑리수만 사 왔다면, 다음에는 뤼더우펑을 구매해 현지인이 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