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들어간 빵이 있다?!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by 조혜미

타이중에 갔을 때 길거리를 걷다 보면 '타이양빙(太陽餅, 태양병)'을 파는 가게가 유독 눈에 띄었다. 이름부터 특이해 “대체 뭐길래 이렇게 많이 팔까?” 싶었는데, 결국 궁금증을 못 참고 일단 사서 먹어 봤다. 겹겹이 쌓인 얇은 결이 부드럽고 바삭해, 마치 패스트리 같은 식감이었다. 알고 보니 타이양빙의 본격적인 역사가 타이중에서 시작되었고, 그래서 특히 그 지역에 판매점이 몰려 있는 것이었다.


타이양빙의 기원은 청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마이야빙(麥芽餅) 혹은 마이야가오빙(麥芽糕餅)이라는 이름의 빵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뜨거운 물이나 아몬드차에 넣어 먹어 파오빙(泡餅)이라고도 불렀다.


이 빵이 ‘타이양빙(태양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은, 둥근 모양의 빵 위에 붉은 도장을 찍은 모습이 태양처럼 보여 붙여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은 일본과 관련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황금빛 빵을 일본의 국기를 닮았다고 하여 타이양빙이라고 명명됐다는 설이다.


타이중 선강(神岡) 지역의 린씨 가문은 1855년부터 마이야빙을 판매했으며, 기존의 소를 맥아당과 크림이 섞인 단맛 중심으로 바꾸었다. 이후 펑위안(豐原)에서 쿤파이 케이크점(崑派餅店)을 열었고, 1949년 후손들이 위안밍(元明) 상점을 세워 마이야빙을 개량해 1호 타이양빙을 만들었다. 이어 1953년, 종친인 린샤오쑹(林紹崧) 씨가 타이양탕(太陽堂)이라는 제과점을 열었고, 제빵사 웨이칭하이(魏清海) 씨를 고용했다. 그는 맥아당 소를 넣고 빵 껍질을 더 바삭하고 얇게 만들어 지금의 형태를 완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타이양빙은 타이중의 명물이 되었고, 철도의 발달과 함께 대만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또 다른 전설적인 유래도 전해진다. 고대 중국 남부에서는 해가 지는 이유를 ‘천구(天狗)’가 태양을 삼켜서라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빵을 구워 하늘의 신에게 바치며 천구가 그 빵을 먹고 배불러 태양을 더 이상 삼키지 않기를 빌었다. 그렇게 태양이 다시 떠오르자, 이 빵을 타이양빙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설화는 제빵사 허르성(賀日昇)과 그의 제자 천웨이민(陳維民)의 이야기다. 허르성이 딸을 시집보내려 하자 천웨이민이 그녀의 얼굴을 본떠 빵을 만들고, 맥아당 소로 사랑을 표현했다. 허르성은 그 마음에 감동해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고, 기쁨의 의미로 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빵이 입소문을 타면서 첸진빙(千金餅, 천금병) 또는 타이양빙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빵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했듯, 타이양빙은 기차 여행과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옛 대만 사람들에게 기차 간식이었던 셈이다. 타이중에서 기차를 탈 일이 있다면, 옛 정취를 느끼며 타이양빙을 한입 베어 물어보는 것도 좋다. 다만 빵 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