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사르르
대만 과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코 망고가 아닐까 싶다. 워낙 더운 나라이기도 하고 토질 자체도 재배에 안성맞춤이라 대만에 간다면 망고를 꼭 먹어 봐야 한다. 다만 겨울에 가면 대만산 망고는 먹지 못할 수 있다. 11월에 대만에 갔다가 못 먹고 온 경험이 있다. 그래도 망고를 활용한 각종 음식은 맛볼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망고 빙수다. 중국어로는 망궈빙(芒果冰)이라고 한다. 한때 한국에서 대만 빙수 자체가 유행했을 만큼 대만은 빙수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새콤달콤 대만의 망고를 넣은 망고 빙수는 더욱 그렇다.
대만의 빙수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빙수 문화를 도입하며 탄생했다. 그렇게 시원한 물이라는 뜻의 량수이(涼水)라는 이름으로 음료를 식히거나 얼음을 간 형태로 초기에 소비되었다. 이후 설탕물과 바나나 향을 넣은 얼음으로 단순히 소비되다가 팥, 녹두 등의 현지 재료가 추가되었다. 과거 농업 사회에서는 신맛이 강하거나 덜 익은 망고를 처리하기 위해 신맛이 나는 망고의 일종인 칭런궈(情人果)를 얼음과 함께 먹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망고 빙수의 민간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망고 빙수는 1997년 타이베이 융캉제(永康街)에서 후에 Ice Monster로 이름을 바꾼 빙관(冰館)에서 처음 탄생했다. 빙관의 창립자인 뤄쥔화(羅駿樺) 씨는 타이난과 핑둥(屏東) 등지의 제철 망고만을 사용하여 빙수를 만들었다. 망고의 종류와 산지별 비율을 조합해 최적의 단맛과 산미의 밸런스를 구현했다고 한다. 얼음에 신선한 망고를 깍둑썰어 올린 다음 연유와 망고 소스를 뿌려 새로운 형태의 빙수를 개발했다. 원래 전통 빙수는 팥, 녹두, 타피오카 등이 주재료였으니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신선한 과일과 빙수를 결합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인 유행을 일으켰다.
그러자 망고 빙수를 파는 가게들은 다양한 품종의 망고를 조합해 맛과 향의 수준을 높였다. 예를 들어 애플망고인 아이원(愛文) 망고와 대만 토종 망고인 투망고(土芒果)가 있다. 그 뒤로 망고의 즙이나 우유 얼음을 넣은 망고 쉐화빙(雪花冰)까지 탄생하여 망고 빙수의 종류는 더욱 다양화되었다. 그리고 망고 빙수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대만의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가게에 따라 철마다 제철 망고를 넣은 망고 빙수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한다. 제철의 맛까지 느끼고 싶다면 이러한 곳을 찾아 방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