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계의 주인>을 보고
"내게 행복할 자격 있을까? 난 왜 얕은 상처 속에도 깊이 빠져있을까?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 세례지만, 나만 왜 마음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을 파고드는 타블로의 곡 '집'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저는 멘탈이 약한 사람입니다.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턱에 굳이 걸려 넘어지고, 한참을 머뭇거리다 겨우 일어난 뒤에도 오래도록 절뚝거리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떤 풍파 속에서도 당당히 자기 길을 걷는 이들을 볼 때면, 마음속 깊이 존경과 경외심을 품게 됩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속 인물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도 그와 같았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그들을 흔들고 망가뜨리려 하지만, 그들은 결코 파괴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비틀거리고 때로는 위태로워 보일지언정, 끝내 쓰러지지 않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꾸려나갑니다.
주인이와 해인이, 주인이의 부모님과 미도, 그리고 그 옆을 지켜주는 이들까지. 그들이 각자의 삶을 지켜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위로와 응원이 되었습니다.
이토록 단단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인물들을 그려내 준 윤가은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흔들릴지언정 부서지지 않고,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주인'들에게 존경을 보냅니다.
당신들을 닮고 싶어, 흔들릴 때마다 단단한 사람인 '척'이라도 하다 보면, 언젠가 저의 삶도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따스한 응원이 될 수 있을까요. 그 희망을 동력 삼아, 저도 저의 세계를 지켜나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