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다시, 나를 살기 위하여

by 테디

내가 지켜 주어야 했던 아이가 세월과 함께 어엿한 성년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인이 되어 나를 지켜줄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엄마, 이제는 엄마 인생을 살아도 돼. 내가 도와줄게."

그 말은 예상하지 못한 따뜻함으로 가슴을 울렸다.
그동안 한 번도,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던 말이었다.
'나를 위해 살아도 된다는 말은 어쩌면 평생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위로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늘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딸로 살아왔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으로 살아본 기억은 드물었다.
세상의 기준과 타인의 기대에 맞춰,
내 마음의 조각들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버텨온 날들.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라고 한
그 말 한마디가 나를 흔들었다.
두려웠다. 그리고 혼란스러웠다.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가 있어야 하는지 준비하지도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삶,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정말 내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고 떨렸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잘 내딛고 있었다 정말 그들처럼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복잡했다 그들도 나와 같았을까 아니다 나처럼 살았던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애초부터 잘 적응해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가족들의 성원으로 일찌감치 사회 일원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모두가 다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나와는 다를 거야 이제는 나도 용기를 내야 한다 삶은 나에게 살아가라고 기회를 주는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의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 나간다는 것은 힘들겠지? 용기를 내서 한 발짝 내딛는 거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는 거야 할 수 있어 나의 아이가 내게 용기를 주었듯이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 그러나 나가는 데엔 큰 결심과 용기를 필요로 했다.
세상은 여전히 낯설었고, 나는 너무 오랫동안 내 감정을 감추고 살아온 것을 알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멈춰 선 안된다
내 삶의 주인으로 다시 걸어가야 한
다.
아이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처음엔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오랜만에 혼자 걷는 길, 잊고 있던 책 한 권을 다시 펼치는 일.
사소하지만 소중한 감정들이 천천히 되살아났다.

나를 다시 살아내기 위한 발걸음은 아직도 서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삶을 다시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는 걸.
그 말은 아이가 내게 전해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해주려 한다.

“괜찮아. 너도 살아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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