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머무르는 사람은 참는 사람이고
떠나는 사람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머무르는 사람은
대부분 떠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떠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에 가깝다.
그리고 떠나는 사람 역시
참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더 이상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움직인 사람일 수 있다.
머무름과 떠남의 차이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무엇이 더 버거운지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머무르는 사람은
이미 많은 것을 감당해왔다.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조금씩 자신을 접으며
균형을 맞춰왔다.
그래서 떠나는 대신
하루를 넘긴다.
내일도 비슷할 걸 알면서도
오늘을 마무리한다.
반대로 떠나는 사람은
아직은
그 접힘이 견딜 수 없는 사람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관계를 놓고
자리를 옮긴다.
누가 더 강한지는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머무르는 사람도
매일 떠나는 상상을 하고,
떠나는 사람도
한동안은 머무르지 못한 자신을
자책한다.
우리는
자주 서로를 오해한다.
머무르는 사람은
떠난 사람을 쉽게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떠난 사람은
머무른 사람을 쉽게 체념했다고 본다.
하지만 둘 다
그 자리에서
나름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다만 싸움의 방향이
다를 뿐이다.
나는 지금
머무르는 쪽에 더 가깝다.
의미보다는
책임을 이유로
자리를 지킨다.
그게 비겁함인지
성숙함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머무르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의 차이는
용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지금의 삶이
어디까지 버텨지고 있는지의 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계는
생각보다 자주
바뀐다.
어제는 머물렀고
오늘은 떠나고 싶고
내일은 다시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머무르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한계선 위에서
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