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이왕이면 잘 태어났더라면

by 테디

태어난다는 건 선택이 아니었다.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시작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 채

그저 이 세상으로 던져졌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그 출발점이 모든 걸 결정짓는다는 걸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평범한 얼굴, 그저 그런 집안,

조금은 모자라고

조금은 눈치 보며 자란 아이.

아무리 애써도

"대단하다"는 말보다는

"열심히 살았네" 정도로 끝나는 사람.

그건 칭찬이 아니라, 위로처럼 들렸다.

가끔 생각한다.

이왕이면 좀 더 잘 태어났더라면.

조금 더 반듯한 이목구비,

조금 더 여유 있는 형편,

조금 더 ‘괜찮은 집’의 자식으로.

그랬다면

지금보다 덜 아프지 않았을까.

지금처럼

매번 선택 앞에서 주저하지 않아도 됐을까.

더 많이 누군가에게 사랑받았을까.


나는 그저,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이렇게 많은 계산과 절약과 눈치가

필요하다는 게 억울했다.

‘가지고 태어난 것’ 앞에서

‘노력’은 언제나 초라해졌으니까.

그렇다고

누굴 원망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건 나를 더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는 걸

이미 여러 번 배웠다.

그래서 나는

가끔 하늘을 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이왕이면 좀 더 잘 태어났더라면.”

그리고 그 말 끝에는

늘 같은 침묵이 흘렀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침묵.

그 안에서

나는 또 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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