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의 절반은 내가 한 일이, 절반은 내가 속한 조직이 채운다
나는 4 번의 이직을 거쳐 5번째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10명 남짓의 소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 일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까지 크고 작은 회사들을 겪어왔다.
회사에는 수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고
회사 규모에 따라 맨파워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일을 성실히 잘하는 사람으로만 한정한다면,
(그리고 아주 특출난 한둘을 제외힌다면) 그 실력은 어느 조직이든 비슷한 것 같다.
사실 잘 할 사람은 어디에 있든 잘 한다.
오히려 작은 조직에서 산전수전 겪은 사람이 일을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똑같은 양의 일을 하고, 똑같은 성과를 낸다고 해도
어느 조직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대대적으로 성과를 치하받고, 외부에 이름을 알리고,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잘했어" 라는 한마디, 회식 한번에 그칠 수도 있다.
이것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이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느냐'이다.
우리가 쌓아나가는 커리어의 절반이 내가 '무엇을' 했느냐로 채워진다면,
나머지 절반은 내가 '어디에서' 했느냐로 채워진다,
내 커리어의 절반은 조직이 채워주는 것이란 말이다.
사실 '성실히 내 일을 해 나간다'는 전제 하에
일이 잘 풀리는 경우도 있고, 잘 안 풀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운구기일(運九技一)이라고 믿고 있다)
누구나 흐름을 타서 기대하지도 않던 일까지 잘 풀리는 시기가 있고,
누구나 아무리 열심히 뭘 해도 안되는 시기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누구나 직장 생활에셔 빛을 보는 시기가 한, 두번은 온다는 뜻이다.
어느 조직에 있든, 그 사람이 과거어 빛을 봤든 못 봤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리고 그 잘 풀리는 시기에 내가 '어디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그 흐름이 나를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어줄 수도 있고,
그냥 나 혼자 '나 자신 정말 잘 했어' 라고 뿌듯해하고 끝날 수도 있다.
인생에서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를 이렇게 흘려 보낸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뱀의 머리보다는 용의 꼬리가 되는 편을 추천한다.
마침내 당신이 긴 기다림의 끝에 흐름을 만나 한 번 크게 움직일 때
뱀의 머리라면 그냥 꿈틀 하고 말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용의 꼬리라면 거대한 용의 몸 전체도 흔들리며 천지를 울릴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당신이 한 일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