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탐하는 빛

by 지유


창문을 뒤덮은 커튼 틈 사이로 달빛이 스며든다.

나도 빼꼼히, 달도 빼꼼히 서로를 염탐하듯 그렇게.






잠이 지겹게도 안 오는 밤이다.

시계를 확인하고, 확인하고, 확인한다.


'잠이 들었었나?'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눈 앞의 흰 벽에 없던 빛이 그림자 져있다.


'벌써 날이 밝나?'

뒤 돌아보니 짙은색 커튼 뒤로 밝은 빛 하나가 보인다.

어깨를 움직여 조금 더 베개 위로 올라가니 커튼의 벌어진 틈 사이로 동그란 달이 하나 보인다.


달과의 아이컨택.


그 빛을 따라 방바닥에도 길고 네모난 창문이 그려져 있다.

커튼에 가려 10분의 2는 안 보이는 상태로 참 눈부시다 감탄하며 달을 쳐다본다.

살짝 가려진 탓에 달과 나는 서로를 염탐하듯 쳐다본다.

커튼 뒤로는 달의 얼굴이, 커튼 위로는 달의 손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러다 잠이 들었나 보다.

지독하게 잠이 안 오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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