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의 여름

by 지유


공연은 우리의 귀를

불꽃은 우리의 눈을

바닷바람은 우리의 코를

시원한 맥주는 우리의 입을

이 어두운 밤은 우리의 마음을






딱히 여름 휴가랄 것도 없이 시간 맞는 세 명이 모여 가까운 바다를 보러 갔다.

상인과 행인이 뒤엉킨 거리와 빛공해와 소음공해로 어지럽혀진 공기. 여유보다는 굉장히 조잡스러운 여름 해수욕장 풍경이었다.

맥주를 한 캔씩 들고 모래 위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디선가 ‘쾅!’하고 폭죽이 터지기 시작한다. 이상적인 휴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그해 나의 여름을 대신하는 유일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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