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무지개 작가님들에게
벌써 1년 즈음이 되었어요. 우리가 알고 지낸 지.
그리고 우리의 매거진, 제가 올리는 이 글이 100번째 글이더라구요. 언제 이만큼 쌓였을까요.
슬초모임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하고 싶었던 브런치작가가 되어 글을 쓰게 되었고, 사는 동네가 가깝다는 이유로 이렇게 모임을 만들고 매달 책을 함께 읽고 또 가끔은 만나기도 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어쩌다 이런 인연이 시작되고, 가늘지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지 신기할 때가 있어요.
우리는 서로 나이도 정확히 모르고(알더라도 자꾸 까먹게 되더라고요, 저만 그런가요?), 가끔은 필명과 실명이 헷갈리기도 하면서,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사는지 잘 알지도 못하지만 서로 작가님, 작가님, 하면서 그냥 또 만나면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잖아요.
한편으로는 그리 가깝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어떤 목적,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푯대가 뚜렷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부담 없이 편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나의 과거를 드러낼 필요도 없고, 나의 모든 일상을 공유하지 않아도 되고, 엄마도, 아내도, 딸도, 며느리도 아니고 그저 ‘읽고 쓰는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도 충분한 사이라는 게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정이 이만큼 쌓였나 봐요.
그래서일까요. 가만히 앉아서 무지개모임을 생각하다가 이 책이 떠올랐어요.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뭐, 꼭 여자가 아니어도 이 책은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 작가님들과 함께 이 책을 통해서 아줌마들 특유의 재치와 위트로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출발하여 펼쳐지는 깊은 사유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소싯적에 ‘교환일기’ 한두 권은 다 써보셨죠? 남편과 교환일기를 써보셨다는 작가님도 계셔서, 그 일기 중 한 꼭지 보여주시려나 기대도 하고 있어요.
우리의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갈까요. 언젠가 윤슬작가님이 하셨던 말씀이 오래 남았었어요. 그게 언제라도 이어지는 동안에는 지금처럼 서로 가끔 응원하고 축하하고 위로하고, 그렇게 좋은 추억 만들었으면 해요.
10월,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함께 읽으며 우리 모임이 조금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욕심과 훗날 언제라도 이 모임을 따뜻하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