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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 큰 나무의 미혜 Dec 05. 2020

Macaron Yesol

여섯 살 예솔의 마카롱


Macaron Yesol / 2020년 / 24×24 / Digital



 여섯 살 예솔의 마카롱


 마카롱 만들기. 예솔이 엄마 말을 듣고 설레어 오래 기다린 온라인 수업이었다. 2년 동안 사용했던 오븐이 고장 나면서 한동안 홈베이킹을 못했는데 오랜만에 마카롱을 만든다고 하니 무척 기대되는 모양이었다. “엄마! 언제 마카롱 만들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묻는 6살 아이에게 달력에서 날짜를 아무리 짚어가며 설명해줘도 왜 빨리 수업하지 않는지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기다렸던 수업 당일. 머리 묶기 싫어하던 아이가 레이디버그라는 좋아하는 만화 속에서 마카롱을 만들던 마리네뜨처럼 머리를 양쪽으로 묶고는 아무런 엄마의 도움 없이 마카롱을 만들었다.


 아이가 만 5세가 지나면서 그동안 내가 알고 지낸 사람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성장하는 모습에 놀랄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필요한 것을 엄마에게 야무지게 부탁하며 집중해서 스스로 만드는 모습에 또 한 번 아이의 성장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예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긴 올해에 걱정 많은 엄마 때문에 어린이집을 퇴소하고 집에만 있는데 자연스럽게 커가는 아이를 보면 내가 종일 데리고 있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 나는 육아 5년 차인 올해부터 지워진 나를 다시 그리겠다며 도서관에서 에세이 쓰는 수업을 듣느냐고 잠시 아이들에게 소홀했는데 이제부터는 나와 가족의 균형을 맞추며 아이들을 위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우선은 예솔이 좋아하는 베이킹을 실컷 할 수 있도록 고장 난 오븐부터 고쳐야겠다.





‘마카롱 예솔’ 작업 노트



 5년 만에 컴퓨터로 ‘네버랜드의 아이들’ 작업을 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포토샵 브러쉬와 작업 과정을 기억하는 내가 신기했다. 항상 우울한 상태인데 신기하게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 행복해진다. 그래서 힘들어도 가족이 잠든 밤마다 조금씩 글을 쓰며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아차! 생각 없이 RGB로 작업했다가 CMYK로 바꿔봤더니 색이 똥색이 되었다. 만약에 그대로 작업했다면 나중에 인쇄할 때 다시 작업할 뻔했다. 잊지 말자! CM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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