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 큰 나무의 미혜 Aug 11. 2020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예전의 나는 책상 벽 가득 계획을 적어 붙이고서 꿈꾸는 것을 좋아했던 사람인데, 아이를 낳고서부터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나만을 위한 일기장 같은 에세이집 한 권을 만들어보자 계획했는데... 코로나 덕분에 아이들과 꼭 붙어지냈더니, 한 줄의 글을 쓰는 것도 힘겹다. 이러다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할까 봐 축 처져있는데, 마침 도서관에서 에세이 쓰는 수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덜컥 신청해버렸다.


첫 수업 때 사서님께서 책 한가득 가져와 추천해 주셨는데, 그중에서 빌려온 책이 마치 내 미래의 일기 같았다.

'사람에게 인생의 곡선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나를 잃어가는 시기일까?' 전업주부가 되면서 점점 지워져가는 나를 내가 무기력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렇게 내가 전부 지워져버리기 전에, 더 늦어지기 전에, 내가 다시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정말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 같아서, 올해는 내가 포기했던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하나하나 천천히 찾아보려 애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권남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