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4.월-
툭 넘어지면 깨질까, 휙 바람 불면 날아갈까,
반짝반짝 빛나는 너라는 보석.
-2024.10.15.화-
5일째 열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의 항생제를 바꾸자며 의사는 부작용에 대해 쭉 나열했다. 무지한 부모는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혹시 모른다는 이상 반응이 아이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드렸다.
-2024.10.16.수-
추석부터 이어진 기침에도 그리 힘들지 않은 건, 아파도 자기 일은 스스로 하게 된 아이들과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계절의 바람 덕분 아닐까?
-2024.10.17.목-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 약 한 달 만에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묵힌 글은 접고 요즈음 마음을 하얀 모니터 위에 까만 별처럼 펼쳐냈다. 아픈 나날을 뒤로한, 지루하리만큼 평범한 오늘은 까만 활자별처럼 톡톡 빛이 튀어 더욱 소중했다.
-2024.10.18.금-
"아빠, 엄마와 같이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아이들의 말에는 순수하리만큼 짙은 붉은색으로 가득 칠해져 있었다.
어린 날의 나도 어둠을 달리는 차 안에서 그런 기도를 했었지, 뒤돌아보니 폭죽처럼 펑! 터졌다가 사그라드는 사랑이어서 그 마음이 심장에 더 깊이 붉게 물들어졌다.
-2024.10.19.토-
오늘은 정신없던 하루였다. 당황스러운 일도 많았는데 우당탕탕 어찌어찌 잘 넘겼다.
'그래도 이렇게 배불리 먹고, 개운하게 씻었으면 됐지, 뭐.'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하루를 되짚어보니 그래도 그 모든 일을 혼자 해낸 자신이 뿌듯했다.
-2024.10.20.일-
유달리 피곤한 오늘. 힘들 때마다 쉼표를 찍었더니 느려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동안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가족에게 잠시 쉬겠다고 말하면 되었는데…. 이번에 기나긴 기침 덕분에 내가 건강해야 가족이 건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