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입은 아이의 뇌
3. 이유를 제시하기보다는,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기.
위에서 아이를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아이가 몇 살이건 아이에게 가장 큰 동기는 '엄마가 기뻐하니까.'와 '엄마가 슬퍼하니까.'이다. 아이들에게는 이것만으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엄마가 슬퍼할 줄 뻔히 알면서도 아이가 원치 않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 아이를 혼낸다거나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것은 최선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필자가 추천하는 바는, 그러한 행동이 여러분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더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얼마나 슬퍼할지'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니 우선 눈앞의 쾌락을 좇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알게 된다면 행동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엄마가 얼마나 기뻐할지'를 아이들은 잘 모른다. 그러니 여러분은 적극적인 감정표현으로 아이들에게 여러분이 얼마나 기쁜지, 또 얼마나 슬픈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우리 A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솔직히 말하면 엄마는 정말 슬퍼. 왜냐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언젠가 엄마가 없을 때 우리 A가 세상을 살기가 너무 힘들 것 같거든. 엄마는 너를 위해서 정말 노력하고 있는데, 나 없이 우리 A가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너무 괴롭고 슬퍼."와 같은 말은, 직설적이지만 또 그만큼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여러분이 얼마나 슬픈지 이야기 해줄 수 있다.
또한, "우리 A가 드디어 공부를 해줘서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해. 단순히 엄마 부탁을 들어줘서가 아니라, 공부라는 게 참 하기 힘들었을 텐데도 엄마 생각해서 그 힘든 걸 참아준다는 게, 그게 너무 고맙고 정말 행복해."와 같은 감정표현은 아이에게 큰 동력이 되어 줄 수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이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거창한 이유 같은 것들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이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런 것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아이에게 부담만 줄 뿐이다. 여러분이 아이를 움직이는 방법은 오직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공부를 하게' 설득하는 것이다. 이미 행동하고 있다면, 계속 행동할 수 있다. 그리고 행동하게 된 후에 가서야 '열심히 하게' 설득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설득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아이를 좋은 학원에 보내고 여기저기 실어다 주고 인강을 끊고 교재를 사주는 것만으로,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들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여러분들이 제공하는 모든 '물질적'인 것은 모두 그저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이지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것들은 자신이 '열심히'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남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여러분들은 이제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은 모든 부모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면, 이제부터 쓰일 글들은 자신의 자녀가 처한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뽑아 읽으셔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