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연습장

그럼에도 쓴다

by 오연서

나는 그럼에도 쓴다. 읽는다. 요 며칠은 쓰고 읽는 것에 게을러졌다. 같은 일을 오래 해서일까? 이제 4년 정도 글을 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많은 자기 개발을 하다가 이제는 자기 계발로 눈을 돌렸다. 같은 듯 다른 두 단어 의미의 차이가 있다.

국어사전에는


자기 계발 - 잠재하는 자기의 끈기나 지능, 사상 따위를 일깨워 줌.


자기 개발 - 본인의 기술이나 능력을 발전시키는 일, 지식이나 재능.


사실 두 개가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시작은 자기개발로 글쓰기였는데 지금은 자기 계발로 방향이 바뀌었다. 글을 쓰면서 내면이 단단해진 것 같다. 나는 은근히 까다롭고 예민하다. 주위에 티를 내지 않지만, 남편은 안다. 그래서 고맙다. 받아주는 날이 더 많다. 가끔은 다툼도 있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도 전적으로 한쪽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삶이 단순해졌다. 처음 시작에는 여기저기 모임도 다니고 사람들을 사귀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있었다.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을 보면서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모두 돈을 버는 이야기만 하니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글쓰기보다 다른 것에 신경을 쓰고 상대적으로 나의 코어라 생각한 글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매일 쓰지만 쓸 때 없는 것을 쓰고 있었다. 사람을 모으고 후킹 하고.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작가는 글이 가장 우선순위여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이제야 생겼다.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이 다시 생기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


에세이를 가장 잘 쓰고 싶은 마음, 소설도 한번 써보자 하는 욕심 아닌 동기부여. 지금도 이렇게 끄적끄적 쓰다 보니 벌써 12시다. 무엇인가 적다 보니 생각도 정리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왜 글인지 알 것 같다. 혼자서 조용히 큰 부담 없이 어디서나 할 수 있다. 손만 있다면. 지금 당장 가는 길이 자갈밭이라도 언젠가는 끝난다 하는 긍정하는 마인드로 나는 계속 쓴다.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는 사람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에세이 쓰기, 경력단절 여성에 관해 등록을 해두었다. 오늘 만남에서 메모하는 법과 에세이 작가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나누웠는데 신청자가 마지막에

프리랜서 작가로 돈 많이 버실 거예요. 지금 당장 아니더라도.

그 한마디에 또 힘을 받는다.


아무 정보가 없으니 무작정 내 또래나 더 연배가 있는 주부님을 생각했다. 그런데 20대 후반에서 많으면 30대 초반인 남자분이셨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낯선 사람과 말도 잘 못하는 내가 1:1 처음 본 사람과 대화를 공통의 주제가 있어 쉽게 할 수 있었다. 내가 아는 것에 답을 드리는 것이니.. 10시에 시작해서 거의 2시간을 꽉 채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


이제는 강연을 즐겁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수의 수강생은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헛되지 않고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행복하다.

나는 오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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