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나중에 사도 됩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원고 고쳐보다 책상 이야기.
아이 등교하고 식탁에서 끄적이다가 눈에 보여서 책상으로 옮겨 와 봤어요.
엄마도 자기만의 공간, 책상 “꼭” 있어야 하나요?
저는 아니라고 말씀드려요.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예요.
식탁에서 쓰고 아이들 비는 시간에 책상에서 쓰고.. 내 자리 내 공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면서 독립출판도 하고 [당신의 일상은 무슨 맛인가요]도 출간한 경험으로요.
그런데, 왜 너는 책상이 두 개나 되냐고 물으시면..
안방에 있는 책상은 몇 년 전까지 집에 단 하나 있던 책상이에요.
지금 고1, 중2 된 아이들이 같이 쓰다가 저한테 왔어요.
이사를 하고 아이들에게 각자 책상이 생기고 버리긴 아까워서 안방에 넣었어요. 기억으로는 5~7만 원 사이 저렴한 제품이에요. 남편이 조립을 했던 기억이 나요.
첫정이 무서운 겁니다. 우리 첫사랑, 첫 키스, 첫인상 등 처음에는 의미를 부여하는데 그 책상에 앉으면 이제 글 쓰는 시간이네. 아마도 파블로의 개가 된 것 같아요.
어설프게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최대한 있는 걸 쓰자 주의인데 하얀 원형테이블이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sns에서 자주 보이니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요.
남편은 좋은 의자를 사라고 했는데 의자는 미루고 이 책상을 샀어요. 결국 책상만 두 개가 되었네요. 안방에 책상을 정리해야지 하면서 거실 책상에 익숙해지려고 노력 중인데 벌써 2년째 두 곳을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지금 앉은 의자는 기숙사로 떠난 딸 이 쓰던 건데 꺼내서 쓰니 좋네요. 나름 제 기준 비싼 의자예요. 의자는 편해야 한다는 남편 말이 맞다는 걸 느낀 아침이에요. 나보다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촌스러운 엄마의 아침 수다예요.
오늘도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