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위해 큰돈은 들이지 않기. 공장에서 찍어 내는 물건처럼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민망한 원칙을 가지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전업주부가 책을 한 권 출간했기에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썼는지? 어떻게 썼는지? 자주 받는 질문이다. 지금까지 글을 꾸준하게 쓴 건 4년 정도 된다. 주부의 끄적임이 글이 되고 책이 되었다.
무조건 쓰기 시작했다. 글을 써야지 하면서 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적지 못한다. 그들은 내가 무엇을 쓸까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종이나 노트북에 옮기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적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손을 움직여 쓴다. 무작정 쓰다가 이제는 잘 쓰고 싶어 진다. 글을 직접 쓰는 게 가장 좋은 글쓰기 공부라고 말했지만 처음부터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밀려온다.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했던 몇 가지를 소개해려고 한다.
첫째 필사.
필사하는 사람은 많다. 마음의 위로나 명상의 개념으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손으로 한 글자씩 적는다. 시작은 단순하게 내가 좋았던 문장을 쓰고 1번 더 기억에 남기기였다. 읽는 사람의 필사라면 여기까지면 된다. 글을 쓰기로 한 나는 작가를 생각하면서 쓴다. 조금 더 솔직해지면 앞으로 내가 쓸 글을 생각하면서 쓴다. 내 글쓰기의 종착은 소설집필이다. 기획안만 만들어 보고 아직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글쓰기를 하면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필사하며 문체나 단어들을 생각하면서 적는다. 필사는 여러 작가님의 책을 해도 좋다. 공부라고 생각하고 시작한다면 내가 좋아하거나 앞으로 쓰고 싶은 글의 작가를 1-2명 정도 정해 필사하면 된다.
필사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많이 했다. 전체를 필사하며 중간에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사전도 찾아보고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현재는 부분 필사만 한다. 좋은 문장을 수집해서 내 글에 인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보다는 많이 줄었다. 그리고 짧은 사설이나 신문기사도 필사한다. 글의 전체 구조를 볼 수 있어 꾸준하게 해보려고 한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해보기 시작했다.
둘째 글쓰기 책 읽기.
글쓰기를 하며 혼자서 책을 읽었다. 시간에 비례한다. 1권으로 실력이 좋아진다면 좋겠지만 최소한 5권은 읽기를 권한다. 새로운 책들이 나오면 또 찾아 읽는다. 글쓰기 책의 내용들이 중복되지만 책만 읽는 것은 의미가 없다. 책에 나온 내용을 내 글쓰기에 대입해 보자. 한 가지씩 따라 해 본다. 책을 읽어도 그 공식을 직접 해보기는 쉽지 않다. 멋모르고 쓴 글과 비교해 보면 조금은 달라진 것이 느껴진다. 모든 글쓰기 책이 말한다. 쓰기는 손을 직접 움직여야 한다. 책을 읽는 것 보다 직접 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글쓰기 수업.
직접적으로 글쓰기 수업을 듣지 않았다. 관련 전공자 아닌 평범한 주부가 취미로 쓰기 시작했다. 특강형식의 강의를 몇 번 들었다.
글쓰기 수업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굳이 들어야 해?’ ‘그래도 배워서 잘 쓰면 좋겠다!’ 두 마음이 다투다 우선 스스로 쓰겠다 다짐했다. 직접 쓰면서 익히고 싶다는 욕심을 부린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 글을 못 쓰는 작가라는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연예인을 보면서 카메라 마사지, 카메라 성형이라는 말을 한다.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돌려서 한다. 글도 마찬가지 쓰면서 좋아진다. 글쓰기 수업도 직접 쓴 글이나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수업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생각한다. 온라인 강의를 다 듣고 우리는 공부했다 하자만 나 스스로 그것들을 해봐야 한다. 쓰기는 내 품이 꼭 필요한 정직한 일이다.
글을 꾸준하게 쓰면서 되지 않은 자신감이 붙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문체는 간결하지만 단단하다. 짧지만 힘이 느껴진다는 말에 기분이 좋다. 또 한 곳에서는 부드러움이 없고 딱딱 끊어지고 너무 짧게 쓴다. 같은 글을 보고도 다른 평가다. 더 열심히 쓰고 나 스스로 문체를 만들어야겠다. 단점도 장점이 될 수 있는 그 사람의 취향이 있는 글이 될 수 있게.
첫 책을 내고 글을 정식으로 쓴 꼬꼬마 작가가 욕심으로 단번에 좋아질 수 없다. 계속해서 몇 년 더 쓰고 글이 생각처럼 늘지 않으면 그때는 대가의 글쓰기 수업 들을 생각도 있다. 내가 글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쉽게 빨리 갈 수도 있지만 혼자 배우면서 내 속도로 느리게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살면서 빨리 간다는 지름길을 찾아봤지만 결국은 직접 움직여야 했다.
넷째 글쓰기 모임.
혼자서 쓰는 것이 힘들다면 글쓰기 모임에 간다. 다양한 형식의 모임이 있다. 일부 모임은 수업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혼자서 잘 써지더라도 비슷한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과 연대를 한다면 새로운 정보나 다양한 방식을 배울 수 있어 누구에게나 권한다.
시작이 어려우면 글쓰기 모임에서 함께 쓴다. 혼자서도 잘 쓰는 사람들이 물론 있다. 나는 쓰다 말다 반복했었다. 이렇게는 1페이지 이상을 쓸 수 없을 것 같았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글쓰기는 더 어려웠다. 가까이 다가가면 저만큼 달아나는 것 같았다.
나는 시작이 참 어려운 사람인데 글쓰기 모임에 간 것이 살면서 가장 빠른 결정이었다. 함께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고 내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기록했다. 혼자 보는 일상의 글이 아닌 공개되는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나 sns와는 또 달랐다. 짧은 메모를 했지만 긴 글을 써보지는 않았다. 글쓰기 모임의 규칙을 지키면서 함께 글을 쓰려고 노력했고 약간의 강제성이 있어 쉽게 포기하는 내가 꾸준할 수 있었다. 많은 글쓰기 모임이 있다. 나와 잘 맞는 곳을 고르면 된다. 쓰기의 즐거움을 알아 가려면 함께 모여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곳을 보고 같이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다. 떠오르는 글쓰기 모임이 없다면 내가 운영하는 [비비안살롱]에 와서 함께 쓰면 좋겠다.
글은 손과 엉덩이로 쓴다. 처음부터 강의를 듣는 것보다 직접 쓰면서 부족한 것을 찾아보길 바란다. 1:1 코칭, 첫 글 쓰는 방법, 퇴고 특강, 에세이 쓰기, 상세페이지 쓰기, 광고글 쓰기, 카피 쓰기 등 강의는 다양하게 많다.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부족한 강의를 찾으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쓰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이다.
[글 쓰는 마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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