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감을 나누고 싶다.
오랜만에 새 글을 쓴다. 요즘은 항상 고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숙제 검사 일기 검사하는 아이처럼 글쓰기가 재미있지 않다. 완료하고 다시 글을 쓰자 했지만 그 완료는 책이 나오기 전까지 나에게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미소님이 항상 글감을 올려주시면 나중에 써야지 하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
오늘부터는 그러지 말고 지금 바로 쓰기로 했다. 다시 글을 매일 한편씩 쓰자. 첫날이라 의지가 타오른다. 사실 주제가 내 마음을 읽으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글을 쓰다 보면 나로 시작해서 독자로 가지가 뻗는다. 일기 같은 글을 쓰지만 은연중에 1-2명이라도 본다면 독자가 보는 글이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내가 글을 무슨 생각으로 쓰고 있는지 썼는지 생각하느라 바쁘다. 처음에는 음식에 대해 하나씩 재미있게 써 내려갔고 중반에 가니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약속된 최소한의 원고 분량을 맞추느라 전전긍긍하는 나를 만났었다. 이러다 보니 작가도 독자도 없는 공허한 활자들만 쭈욱 써 내려갔다.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이게 맛있다면 독자들도 나도 이거 맛있게 먹었는데.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는데. 나도 그렇게 먹는데. 공감을 얻는 글을 쓰고 싶었다. 잘난척하는 딱딱한 글보다 공감되는 부드러운 글. 그 속에 아픔도 눈물도 함께 흘려보낼 수 있는 글.
글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던 일은 소통과 공감이라는 걸 알아간다. 글이 공감을 주고 재미까지 준다면 정말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아직 재미까지는 욕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감할 수 있는 글, 커피 한잔 마시며 고개를 끄덕이는 글이 딱 내 글이다. 내가 독자에게 주고 싶은 글이다. 예를 들면 밥하기가 너무 싫어서 신 김치에 참치캔만 넣고 끓여도 너무 맛있게 가족들이 먹어주었다. 오늘 저녁 메뉴 못 정하신 분들 김치찌개로 저녁 맛있게 드세요! 같은 이런 글.
매일 글을 쓰기 전까지는 어려운 글, 정보성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에세이는 잘 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글쓰기는 너무 어려운 저 높은 곳의 꿈이었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쓰는 글이 내가 가장 싫어하던 글이다.
예전에 sns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무조건 이웃을 늘려라. 팔로우 1000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며 허수의 인맥을 만들었다. 대부분 수강생이다. 같은 목적으로 모였으니 인맥은 금방 늘어갔다. 하지만 소통은 드물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재미가 없었다. 시작하자마자 sns 정체기를 만났다. 다시 요즘 sns를 시작했다. 그 허수들 사이에도 보석 같은 인맥이 있다. 눈앞에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나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이 있었다. 늦잠을 잤다고 남기면 가끔은 그래도 된다며 위로를 해주시고, 아이가 아프거나 내가 아프면 함께 걱정도 해주고. 새벽 시간을 조금 더 써보려고 했더니.. 새벽에 일어나시는 분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닌 우리의 하루가 서로 공감되니 좋아요 하나 댓글 하나로 돌아오는 걸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무엇이든 진심이 필요하구나. 빨리 가고 싶어서 이 모임 저 모임 바쁘게 지내는 것보다 내 할 일 하면서 내 자리에서 내 속도로 가야 하는구나.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들이라 두서가 없지만 적다 보니 대략은 알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많은 직업 중에 작가라는 새 직업을 원하고 있는지..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쓰는 걸 좋아했구나. 고치는 건 또 나중에 하자. 아무 말 대잔치로 적다 보면 정리도 되고 이 중에 보석 같은 것이 또 나에게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초안대로 되는 일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초안이 있어야 그 일은 진행된다.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면 우선 적어보자. 먼저 적다 보면 고민은 또 해결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