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만두를 빚고 싶다고 했다.
다음에 하자!라고 했지만 쉽게 하지 못하고
계속 내일 하자면서 미뤘다.
중학생 딸은 보채지 않고 기다려준다.
이것만 봐도 아이가 많이 자랐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음은 먹었지만 사실 만두를 해보는 건 처음이다.
20대 초반 손만두를 한번 빚어보고는 그냥 사 먹는 게 편하다는 결론을 내린 나다.
내가 만든 만두를 지금의 남편이 먹었다.
아이가 지나가듯 한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일요일 만두 하자!
가족에게 선언을 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날이 참 좋다.
"만두 만들기 좋은 날이네."
혼자서 거드름을 피웠다.
오늘은 글쓰기 프로젝트 상담이 있다.
10시부터 거의 12시까지 전화와 톡으로 상담을 했다.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함께 할 멤버들이 정해진 것 같다.
남편과 장을 보러 갔다.
알배추, 부추, 두부, 숙주, 당면, 돼지고기, 만두피.
네이버를 열심히 찾아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기본적인 만두소이다.
담백한 만두다.
아이들이 김치를 안 좋아해서 배추를 넣어 봤다.
1. 알배추 1통을 다진다.
2. 부추 한 줌을 잘게 썬다.
3. 당면 한 줌은 삶아서 잘게 썬다.
4. 숙주 1봉 (500그램) 데쳐서 물기를 빼고 잘게 썬다.
5. 두부는 6-700그램을 면포에서 물기를 빼면서 으깬다.
6. 준비한 재료들과 돼지고기 다짐육을 섞는다.
7. 6의 재료에 계란 3알,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고 계속 반죽을 치댄다.(깜박하고 마늘을 넣지 않았다.)
8. 만두피에 만두소를 채우고 모양내어 빚는다.
9. 왕만두 10개는 물이 끓고 11분, 일반 만두는 15개 정도 9분간 찐다.
10. 찐만두는 한 김 식혀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오늘 만두소는 남편이 많이 썰고 섞어 주었다.
나랑 딸은 열심히 빚었다.
처음에는 애매했지만 속도를 내었다.
만두를 빚고 중간에 찌고 식히고 생각보다는 일이 많다.
시댁에 가져가서 떡만둣국을 끓이면 되겠다.
식힌 만두를 냉동실에 넣으면서 나도 모르게 뿌듯했다.
어렵지는 않지만 손이 조금 간다.
만두를 빚으면서 사춘기 중학생 딸에게
"만두를 이쁘게 빚어서 너 같은 딸이 태어났나 봐."
순간 시무룩하게
"미래의 아이에게 미안하네요."
계속 쌓여가는 만두는 그 숫자가 늘어날수록 모양이 예뻐지고 있다.
오늘의 작은 시작이 우리 집 설날 풍경을 바꿀지도 모르겠다.
내 고향 통영에서는 설에도 만두를 잘 빚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