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연습장

#1. 글쓰기 모임을 시작합니다.

by 오연서

오후부터 머리가 아프다. 압박감이 어마어마하다.

꽤나 오래 준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음속에 있던 일을 이제 시작해본다.

한 명씩 신청을 할 때는 너무 좋았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한 자리씩 자리가 채워지니 희열과 함께 초조해졌다.

마지막 상담을 끝내고 수강료가 입금되는 순간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자마자 진통제를 먹고 계속 누워있다.


나를 보고 아프냐고 아이들이 물었다.

예전 같으면 안 아프다고 억지웃음을 보이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겠지만 많이 자란 아이들은 엄마를 쉬게도 할 줄 안다.

내가 한 부탁이지만 팔과 머리를 마사지해주고..

본인의 간식을 사러 갔다가 엄마인 내가 좋아하는 자몽주스를 사 오기도 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나에게 주스를 건넸지만 오늘은 마음만 받기로 했다.

내일 아침 시원하게 마시겠다고..


이제 판은 벌어졌다.

6명의 작가분들과 8주 동안 글을 쓴다.

나는 퇴고를 열심히 할 것이고 그분들은 내가 지나온 것처럼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매일 1편의 글을 4주간 쓴다.

글들이 모여 독립출판물을 출간한다.

나는 우리 작가님들의 1호 독자가 된다.


혹자는 독립출판을 가볍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시작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유명 작가들도 스스로 자기 책을 출판하기도 한다.

그렇게 작가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든다. 그들은 했고 나는 하지 못했다.

언제나 그랬다. 돌아보면 하고 못하고의 차이다.


이번에 용기 내어준 작가분들 덕분에 나도 한걸음 나아갔다.

나에게 바쁜데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게 멍하고 있는 시간이 많다.

글을 쓰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함께 하는 게 오히려 더 집중력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전업작가도 많지만 직장인이거나 개인적으로 주업을 하면서도 책을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냥 글 씁니다. 하면서 흘려보내는 시간이 조금 아깝기도 하고 무언가 생산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

글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 24시간 노트북만 보고 있지는 않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서도 다른 것이 필요하다.

할 일이 없다 보니 노트북만 켜 두고 시간만 때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책을 한 권이라도 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꼭 어렵고 큰 책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느끼는 소소함이 글이 된다.

내 방식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혼자가 힘들면 우리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나도 늘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의 활력을 불어넣고 싶기도 하다. 독서모임에서 만나고 글쓰기 모임에서 만나고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에게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

나와 6명의 작가님들 용기 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파이팅!!!!


2월 14일 [나를 깨우는 글쓰기] 시작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