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취업 후에도 계속되는 진로고민

by stamia


'쌤은 요새 회사생활하면서 뭐가 가장 고민이에요?'


'다들 퇴직 후에 무얼하고 살지 고민하지 않나요. 저도 기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고민이에요.'


인간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만 60세란 나이를 노년이라 부르기엔 아직도 청춘이라 '평생직장' 이란 말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오히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자신의 업을 만들어가는 소수의 사람들을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사실 더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높은 직위에 오르고 싶은 욕망이 크진 않다.(아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굳이 선택하자면 내 삶의 행복지수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아주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요즘같이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매일 출근할 수 있고 회사 내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청소년기에 했던 진로고민을 삼십이 넘은 지금도 계속해서 하고 있는 이유가 무얼까.


고등학생 이후엔 대학을, 대학 이후엔 취업을, 취업 이후엔 더 좋은 직장 또는 결혼 이후의 삶을.. 그렇게 생애주기에 이루어야 할 과업들을 목표로 삼으며 살다 보니 어느새 거울 속 비친 나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만큼 나이가 들었다. 그 사이사이 끊임없이 고민했던 건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잘하는 일" 사이에서 어떤 걸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가 덜 남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무얼 해야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대학시절 꿈에 그리던 해외봉사단원으로 선발되어 1년 정도 먼 타국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 후엔 운 좋게도 해외취업에 성공하여 1년 정도 더 오지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돌아왔다. 생사의 갈림길을 여러 번 넘기고 가족과 떨어져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누군가 나에게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처음 한국을 떠나 그곳에서 보냈던 시간이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돕고 있다는 보람이나 우월감 따위가 아닌 적어도 그 시절 난 느리지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치열했던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가 되면 좀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거라 기대했는데, 안정적인 삶은 어느 정도 충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아직도 답을 하지 못하겠다. 오히려 지금 있는 이 자리가 나의 마지막일까 봐 두려움마저 들 때가 있다.

지금 이렇게 계속해서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내가 마흔이 되고 쉰이 되었을 때 '그때도 나 참 열심히 살았네' 하게 되겠지.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고민이 내 나이대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흔하디 흔한 고민이리라.


아예 몰랐으면 모를까 한 번 경험했던 행복했던 감정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힘든 순간에 행복했던 추억으로 버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점점 더 행복해지고 싶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 형태와 방식이 달라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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