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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mi Apr 16. 2024

예측 마케팅, 미래 마케팅 대안이 될 수 있을까

CRM 마케팅 그 이후를 상상하다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퍼포먼스 마케팅>CRM 마케팅 순으로 중심 추가 이동했다. 지금 마케팅 영역에서 CRM이 대세라는 것에 반박할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내가 이때까지 겪어왔던 마케팅은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곳이다. 이런 흐름을 겪어온 나는 궁금해졌다. CRM 다음은 뭘까?


'콘텐츠' 그리고 '예측 마케팅'

그간 마케팅에선 "유입은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고객 락인 전략은 CRM으로"가 불문율이었다. 사실 많이 팔아야 하는 플랫폼 특성상 많은 유입을 유도하고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CRM보단 더 대세이긴 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트래킹에 제한이 걸림에 따라 퍼포먼스 마케팅 영역은 급속도로 축소되었고 CRM이 그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CRM은 유입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할 뿐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나는 이것을 'SEO'와 '콘텐츠'가 보완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콘텐츠'를 대안 중 하나로 뽑은 이유다. 리타겟팅, 배너 광고에서 타겟팅이 둔화됨에 따라 명확하게 타겟팅이 가능한 검색 광고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상위에 어떤 콘텐츠가 뜨느냐도 중요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콘텐츠는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콘텐츠를 통해 organic 수치를 늘릴 수 있기에 더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예측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늘거라 예상한다. 이미 MMM(마케팅 믹스 모델링)을 통해 예측마케팅 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데이터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나는 특히 "예측 마케팅"에 꽂혔다. '예측 마케팅이 앞으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실제 내가 읽은 책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로 (그리고 나의 경험을 더해) 예측마케팅이 미래의 마케팅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래 각 소제목은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목차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는 예측이 아닌 패턴을 알려준다

예측마케팅이 미래의 대안이 되려면 예측마케팅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측마케팅은 '어떻게' 모든 예상 고객과 고객의 평생가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지를 설명한다. 이제 마케터들은 고객의 과거, 현재, 미래의 요구사항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므로 한 명 한 명의 고객을 각기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책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 中>


이 책에서 결국 말하고 싶은 건 '비용 절감'이라 생각한다.

구매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쿠폰'이 아닌 관심 있을 상품을 추천하여 구매를 유도한다던 지, 이탈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예측하여 그들의 구매이력을 통해 구매가능성 높은 상품을 추천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마케팅 액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에 대해 모를 때는 그저 '할인 쿠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방식이 고도화되며 고객의 다음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고 고객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짐에 따라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 것이다.  


회사 또한 위와 같이 "예측마케팅"을 통해 효율적인 전략 그리고 이로 인한 비용절감을 기대할 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결론은 비용) 


이 책에서 주요하게 이야기하는 예측 분석 방법은 클러스터링 분석과 구매연관성 분석 그리고 회귀분석이다. 클러스터링 분석으로 고객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고 구매연관성 분석을 통해 고객이 다음에 구매할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쿠팡, 배달의민족 등에서 상품을 추천하는 로직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회귀분석을 통해 고객이 이탈가능성이 높은 고객인 지 구매가능성이 높은 고객인 지 분류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통계적 기반을 둔 분석방법이라는 것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과거"의 데이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통계학자들과 데이터 과학자들은 과거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처음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인기를 끌 당시, 통계학자들은 기존의 기법들로 미래 예측이 정확하지 못한 이유를 충분하지 못한 데이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미래를 직접 대변해 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믿는 이유는 한 가지 큰 가정을 전제로 하는데 그 가정은 바로 "과거의 사건이 현재나 미래에도 재현된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통계학의 모든 예측 모델은 이 "재현성"을 기반으로 한다. 즉, 과거의 사건이 미래에도 재현된다는 가정하에서 예측이 의미가 있어진다는 뜻이다.

통계를 통한 미래 예측은 시뮬레이션처럼 미래를 모사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측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터 분석의 경우 정작 목표로 잡아야 할 것은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과거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는 것이다.

어떠한 문제점이나 현상에 대한 패턴을 찾는다는 점에서 예측은 데이터분석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다. 다만 문제 자체에 대한 본질과 함께 데이터 분석이 가지는 태생적인 속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책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中>


고객 이탈 예측 분석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가능하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통계적 분석 방식인데 기존 고객 정보를 통해 이탈 고객을 예측하는 것이다. 보험 업종으로 예를 들면 이탈한 고객은 자녀가 많았다거나 연체가 ~회 이뤄졌다 등 패턴(공통점)을 찾아 현재 고객에 대입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지 이탈할지 아닐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클러스터링 분석, 구매연관성 분석, 회귀분석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 여러 개 있다. 여러 개 모델이 존재하는 이유는 1) 효율적 분석을 위해 그리고 2) 결과의 신뢰성을 더 높이기 위해 방식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예측 모델을 통한 결괏값은 "가능성이 높은 결과치들" 중 하나이며 "신뢰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분석결과 데이터를 보더라도 해석하는 이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편향된 생각(혹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사실을 인지한다. 우리는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인지적 편향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본인이 설령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한다고 자부한다 하더라도 혹은 나름의 지식을 쌓은 식자층이라고 하더라도 위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 인지적 편향성을 인식하지 못하면 아무리 데이터 분석을 잘하더라도 편향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내가 인지적 편향을 인식한다는 것은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이 이러한 인지적 편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지적 편향을 인식하는 것이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기본이 된다.

<책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中>



가장 최고의 해결책은 데이터 없이 해결하는 것이다

책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에서 저자는 가장 최고의 해결책은 데이터 없이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자는 데이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조건 데이터가 답을 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AI로 인해 여기저기서 데이터 분석이 모든 것의 해결책인 것처럼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측데이터는 분석과정에서 한계점이 분명히 있고 업종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시간이 낭비되기도 한다. 절대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상황에 맞는 분석 기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탈 고객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가정하겠다. 이때 머신러닝을 이용해(회귀분석을 통해) 이탈가능성 높은 고객을 분류하는 게 맞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보험업종과 같이 데이터양이 어마무시하게 많고 따져야 할 변수가 많다면 활용해 볼 수 있다. 다만 그렇지 않은 플랫폼이나 업종이라면 머신러닝을 이용한 분석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인적 비용과 시간만 낭비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RFM 분석을 통해 이탈가능성 높은 고객을 분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챗GPT 도입으로 시간은 절약될 수도 있겠으나... 이탈예측분석 한번 하는데 고려할 것도 많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객의 크로스셀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한 클러스터링 분석으로 추천 로직을 짜는 게 우선일까?


이 또한 아니라고 본다. 회사에 맞게 알고리즘을 커스터마이징 해야 한다거나 솔루션에 비용을 쓸 수 없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상품을 추천해 주는 좋은 솔루션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황, 업종에 따라 예측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와 답을 하자면 예측마케팅은 비즈니스적 의사결정을 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다. 난 딱 그 정도라 본다. 미래 마케팅의 대안이 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측마케팅은 당신이 원하는 것에 무조건적인 해답을 줄 수 없다.  


[번외]
모두가 챗GPT를 쓴다고 해서 안달복달할 이유는 없다

챗GPT가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찾아보니 놀랍게도 이미 챗GPT가 마케팅 영역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었다. (이건 추후 별도 글로 자세히 다루겠다.) 챗GPT로 배너이미지나 상세페이지를 제작하고 쇼츠까지 손쉽게 만들 수 있으며 데이터 분석까지 해준다 (...)


다만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챗GPT 관련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이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다.


챗GPT가 16세기에 나타나 그 당시의 지식을 학습했다고 가정해 보자. 천동설이 주류였던 그 시대의 챗GPT가 내놓는 답은 지동설이 아닌 천동설일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 사이언스는 과학이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해답은 실제에 대한 답(진실)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답을 얻기 위해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대푯값에 따른 결과만 정답으로 제공할 뿐이다. 우리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이용할 땐 하더라도 태생적 한계를 알고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천동설을 주장하는 사이비 과학자가 된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도구를 최신인 양 모두 습득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의사결정을 돕는 여러 최신 기술 중 하나일 뿐이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 또한 스쳐 가는 최신 기술일 뿐이다.

도구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내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하는 데 쓸 것이냐, 이다. 지금 모두가 챗GPT를 쓰고 달리를 쓰고 있다고 해서 너무 안달복달하지 마시라.

"당신이 기술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면 기술이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책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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