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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미 May 09. 2024

30대 중반 갑자기 암에 걸렸다.

대문자 T의 유방 상피내암 초진 경험기

'내가 암이라니'

2024년 4월 어느 날 갑자기 암 환자됐다.

대학병원 초진을 기다리면서 심란한 마음에 나의 경험기를 써보기로 했다.


건강 염려증이 과하게 있는 나는 30대에 접어들면서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결절이 늘어나는 것을 꾸준히 추적 검사해왔다.


처음 결절을 발견한 곳은 갑상선. 갑상선 결절의 모양이 의심되어 조직검사를 권유 받았다.

당시 첫 조직검사를 하다 보니 아주 떨렸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갑상선은 세침 검사로, 특별한 마취 없이 눈앞에서 목에 바로 바늘을 찌르는 검사를 하기 때문에 더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


그 후 몇 년 뒤 갑상선 결절은 양쪽으로 2개가 됐고, 유방에 결절이 생기기 시작했다.

2년 전 처음 오른쪽 유방 결절에 대한 조직검사를 하게 됐다. 결과는 양성.


조직 검사는 늘 떨린다.

만 36세가 된 2024년 4월 초 건강검진에서 오른쪽 12시  부분 군집성 미세석회로 인한 조직검사가 다시 한번 명해졌다.

사실 왼쪽 조직검사 했던 결절 부분에 미세한 통증이 있다고 느껴서 걱정했는데, 그 부분이 아닌 반대쪽 유방에 이상이 있다니..


일단 미세석회이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유방 확대 촬영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생각보다 확대 촬영이 가능한 곳이 많이 없다.


미세석회의 경우 확대 촬영 기기가 없는 곳으로 가면 2번 걸음 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니 꼭 체크해야 한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유방 촬영은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다.


일반 일반 촬영 양쪽으로 2가지 각도로 촬영하고, 미세석회가 있는 부분은 확대 촬영으로 2가지 각도로 더 촬영했다.

총 6번의 촬영... 진짜 살 떨어져 나갈 것 같음..

근데 촬영해주시는 분이 "죄송해요"를 연신 외쳐서 참아봤다. 하지만 마지막엔 빨리 가서 촬영 버튼 누르라고 "빨리 빨리 빨리" 라고 진심 입 밖으로 나왔다.


건강검진에서 촬영했던 초음파 CD를 가져가도 되지만, 어차피 또 찍을 걸 알기 때문에 그냥 갔다.


역시 유방 초음파도 다시 했다. 양쪽 다 해본 결과 오른쪽 유방에 미세석회 부분과 9시 방향 결절도 함께 조직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걱정했던 왼쪽 유방 결절은 추적만 하면 된다고 했다. 통증이 결절 때문은 아니라니 의문이다.


총 조직검사로 각각 6번씩 쐈다. 총 같이 생긴 걸로 암 부위를 조준하고 발사하는 것이다.

많이 알려진 맘모톰과는 다르다. 맘모톰은 이렇게  생다.


ⓒ맘모톰코리아 홈페이지
유방조직검사를 위한 것으로 맘모톰®(Mammotome)이 있는데, 맘모톰®은 최근에 개발된 생검기구로서 전신마취나 커다란 피부절개 없이 유방의 종괴를 조직 검사할 수 있는 기구입니다. 초음파를 보면서 피부는 5㎜ 정도의 작은 절개를 넣고 컴퓨터로 작동되는 조금 큰 바늘을 사용합니다. 국소마취로 외래에서 검사하며 검사 후 바로 귀가할 수 있습니다. 100%에 가까운 정확한 검사결과를 자랑하며 피부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조직검사는 일주일 뒤 나오니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다시 내원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당일은 맘모톰 부위 고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반창고 같은 테이프+방수 거즈 테이핑+압박붕대까지 둘둘 감아줬다.

압박붕대는 다음날 아침 풀어도 되고, 방수 거즈는 샤워 1회 후 제거, 테이프는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두라고 했다.


나 같은 경우는 테이프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던 것 같다. 노란 물집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엄청 아프진 않았는데 1~2일 몸살끼가 느껴졌다.


여기까지 해서 초진에 396,000원이 나왔다. 내가 가진 실비가 통원 30만 원까진데 조금 오버했다.


처음 안내보다 빠르게 3일 만에 내원 문자가 왔다.

이미 조직검사 경험이 한 차례 있었던 터라 담담하게 갔다. 오히려 갑자기 발견한 옆구리 피지낭종이 신경 쓰여 의사 선생님을 보자마자 '이것도 여기서 진료하냐'는 질문을 했다.


따로 초음파를 또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결과가 안 좋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받은 유방 상피내암 조직병리 진단보고서

우려했던 미세석회 부분이 상피내암으로 진단됐다고 한다.

Ductal carcinoma in situ 이게 상피내암이라는 뜻이다.


솔직히 현실감이 안 들어서 '네, 네 많이 안 좋은 건 아니죠?'이진료실을 나왔다.


내가 너무 무덤덤한 게 걸렸던지 상피내암, 일명 '제자리암'이라 불리는 암이라 암 중에서는 예후도 좋지만, 두고 보고 그런 거 아니니 진단서 가지고 상급병원으로 빨리 가라고 당부했다.


일단 진단받고 나오면, 진단서와 조직병리 진단서를 준다.


그리고 협진 병원으로 의뢰 1곳을 해줄 수 있으니 원하는 병원을 말하라고 하는데,

그냥 여기서 제일 빨리 해줄 수 있는 곳을 물었다.


'내가 암이라니'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의사가 여의도 성모병원 출신이라 거기가 가장 빠르다고 해서 일단 빠르게 초진을 예약했고,

집에서 가까운 빅5 신촌 세브란스 병원도 예약했다.


의료 파업 기간이니 정신적 충격 보다 초진 예약이 우선이다. (나는 대문자 T다;;)


아 격렬하게 부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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