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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erine Nov 17. 2023

엄마와 연을 끊은 그 후

평화가 찾아왔다

엄마 언니와 연을 끊은 후 나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평온한 일상을 살게 되었다.


나르시시스트 가족과 연을 끊고 싶다면, 이 글 댓글의 에그베어님이 하신 것 처럼 번호를 아예 바꿔버리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에 대한 엄마의 집착과 폭언을 더 이상 겪지 않게 되고, 자신들만을 생각하는 엄마 언니와의 관계를 정리한 이후 나는 나 스스로를 돌볼 여유를 찾았다.


나는 나르시시스트 엄마 언니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이 기억날 때면, 나르시시스트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엄마 언니가 이런 증상이 있어서 나에게 그런 막말과 이상한 행동을 한 거군! 하고 생각하면서 그들이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면 연을 끊은 이후 힘들던 마음이 괜찮아졌다.


이후 내 경험에 대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치유를 경험했다.


내가 지금까지 나르시시스트 엄마 언니와 있었던 경험을 글로 적은 이유 첫째는 나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져 내 처지를 비관하며 우는 것보다는, 내 상황을 글로 적으면서 객관적으로 현실을 인정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둘째는 나와 같은 경험을 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하루라도 빨리 자신을 괴롭히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알게 돼서 그들을 멀리하고 평화를 찾기를 바라서였다.



나는 나의 글을 통해 내가 얼마나 슬펐었는지 세상에 광고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을 가진 가족과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내 글을 통해 공감을 하고, 주변 나르시시스트로부터 나보다는 적은 피해를 입은 분들이 내 글을 통해 위안을 느낀다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 글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겠지만, 그냥 이런 경험을 한 사람도 있구나 하며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엄마와 연을 끊고, 브런치에 나의 경험을 쓰기 전까지 나는 남편에게 엄마 언니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끔은 남편이 더 이상 내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 했다.


남편에게 "내가 엄마랑 언니 관련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 좋은 얘기도 아닌데 듣기 싫으면 말해줘 여보 좀 줄일게."라고 하면 남편은, "내가 들어주지 누가 들어줘. 다 얘기해. 했던 얘기 또 해도 괜찮아."라고 말했다.


엄마 언니 복은 없지만 남편 복은 차고 넘치게 많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끼며 지내는 요즘이다.


만약 배우자나, 가까운 가족이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상처를 받아 힘들어한다면 피해자의 말을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피해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내가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언니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많이 치유되었다. 이젠 엄마 언니가 했던 말들에 대해 떠올리거나 두 사람과의 경험을 글로 쓰면서도 고통스럽거나 슬프지가 않다.


이건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다. 나르시시스트 관련 책을 읽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나는 공감과 위로를 받으면서도 엄마 언니와의 기억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두 사람과의 일이 일상 중에서도 자주 생각났고, 내가 왜 그런 상처를 받아야만 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슬퍼하며 많이 고통스러웠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언니를 가까이했던 당시 두 사람과의 경험은 내게 악몽과도 같았지만, 둘과 손절한 이후 둘과의 경험을 글로 적다 보니 내 경험은 정말 웃기는 막장 드라마다. 글을 쓰면서 두 사람에게 들었던 말들 그리고 두 사람이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면 이젠 웃겨서 진짜로 웃음이 난다. 두 사람이 했던 말들은 나에게 이제 정말 웃기는 개소리이다.


남편에게도 하기 힘들었던 이야기 들과, 너무나도 복합적이어서 풀어 말하기 어려웠던 나의 경험들을 글로 적고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 과정을 통해 나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엄마 언니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와 언니가 왜 폭언과 이상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연민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용서한 것도 아니다.


내가 나르시시스트 엄마 언니를 용서할 필요는 없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용서할 필요는 없다. 용서를 하지 않고 그냥 내 삶을 살아가면 된다.


나는 내가 스스로 성인군자도, 성직자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종교적인 이유와 내면의 성찰 등등의 이유를 가져다 대며 나에게 내가 엄마와 언니를 용서하고 미워하지 않아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고 치유가 된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  날 괴롭힌 사람들을 내가 왜 용서해야 하나? 내가 그 사람들을 미워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자기 연민에 빠져 매일을 불행하게 보내는 것만 아니라면 내가 엄마와 언니를 미워하고 둘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 둘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잘 살아가면 된다. 가끔 내가 겪은 일들이 생각이 나더라도 괜찮다.


아, 이상한 사람들이 내 가족이라 좀 안타깝지만 어쩌겠어 내가 선택한 관계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고 내 삶을 살면 된다. 나도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나르 엄마와 언니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면 그 기억을 치워버릴 수 있게 되었다.



엄마에 대한 의심과 절연 후 엄마에 대한 기억에 혼자 고독하다고 느끼며 힘들어하던 나는, 나의 경험을 글로 쓴 용기에 대해 공감하고 응원 하는 댓글들을 읽으며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내 글을 읽은 나르시시스트 가족과의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꼭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나르시시스트로부터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선택해서 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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