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선에서,
과장되게 웃지 않는 편이 좋겠다.
대책없는 긍정은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기 위한 장치이다.
활짝 웃으면서도 우울한 시들만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있었다.
표정에 덧씌워진 진실이 드러날 때마다
본질에 다가서고 있는 것 같아, 억지로 웃던 시간을 지워줘.
과장되게 울지 않는 편이 좋겠다.
귀에 닿던 울음 소리가 낯설어 더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다.
이것도 지우고, 저것도 지우면
나는 표정없이 산 날이 대부분일 거야.
너의 매력은 솔직한 것에 있지, 라는 말에 의지해 볼까도 싶었지만
겉과 속이 같으면 병만 더 키울 뿐이야.
숨겨, 숨길 수 있다면
최대한 네 감정을 숨겨, 적어도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적어도 누군가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걸 '적당히'라고 표현하자.
적당한 걸 하지 못하면 마음은 실금으로 얽히고 만다.
심장이 깨진 채로도 살 수 있을까?
그렇게 사는 사람을 '시인'이라 부르고 싶다.
긴혹 깨진 것이 붙으려고 지지직 소리를 낸다는데,
그럴때 튀어나오는 것이 '시'가 된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