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 vs 호텔 한 달 살기 , 치앙마이-방콕-후아힌
(이때는 인천-치앙마이 직항 노선이 있는 줄 몰랐다.
치앙마이 직항을 제공하는 항공사는 티웨이, 제주항공, 대한항공)
한 달간 여행을 간다고 하니 가족과 지인들의 첫 반응이었다.
국외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가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는 이렇게 학기 중에 장기간 해외여행을 가본 학생이 없었다며,
필요 서류가 있는지 알아본다고 하실 정도였다.
학령기 가족이라면 당연지사 방학 때 해외여행을 계획하겠지만, 방학은 모두들 움직이는 성수기에 해당한다.
비성수기와 성수기 총예산을 비교하면 적어도 30% 이상은 차이가 날 듯싶었다.
이 기간을 살짝 피하면 비행기 가격은 저렴하게, 숙박은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마사지나, 택시 등도 여유 있게 같은 금액이라도 고객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것이 비수기의 장점이다.
우리 가족은 여행은 비수기에만 해왔고, 제주도 여행조차도 3월 1일 날 출발로 다녀오곤 했었기에 (개학, 개강 등으로 여행 수요 적음) 성수기 기준 예산은내 안중에 없었다.
이렇게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나의 자유로운 현재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이들이 등교하면 노트북을 켰다.
하루 4시간씩 커피를 마시며 검색이 시작됐다.
애어비앤비 콘도 한 달 vs 호텔 메뚜기(단기로 호텔 이동하는 것)를 우선적으로 정해야 했다.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월 40-100만 원 선의 한 달 콘도 렌트가 가장 합리적이다.
다만 치앙마이는 [님만 해민, 산티탐, 올드타운]으로 편의상 불리는 3개 관광 구역으로 나누는데,
콘도는 최소 계약 기간이 한 달이라, 한 곳에 정착해야 한다. 이점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다.
각 지역 간 이동은 20분가량으로, 치앙마이 자체가 동선이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도보가 아닌 택시 호출과 대기 등 왕복의 일련의 과정을 생각한다면
아이 둘을 데리고 몸이 여간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다.
게스트 응대가 1년 이상의 호스트는 핸드폰 충전기, 기본적인 요리 조미료 등도 준비해 놓는 반면 초보 게스트는 커피포트가 없거나 집에서 쓰던 이불을 가져다 놓은 듯한 사진도 보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내가 경험한 캐나다 호스트는 보디 타월, 페이스 타월까지 준비해 놓은 반면,
말레이시아 호스트는 행주인지 수건인지 모를 수건 3장을 준비해 놓았었다. 또 윗집이나 옆집을 잘못 만나면 한 달간의 지옥이 될 수 있다는 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안이 없다는 점이 점점 호텔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자’
위험을 분산하기로 했다.
결정적으로, 태국에서 에어비앤비는 불법이라는 기사를 접했다.
치앙마이 2주, 방콕 0.5주(4일), 후아힌 1.5주로 최종 정했다.
각 지역의 호텔은 최대 3-5일씩,
방콕-치앙마이 이동은 야간 기차, 방콕-후아힌 이동은 택시로 하기로 했다.
내 브리핑을 들은 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너의 열정이 부럽다’
난 굉장히 에너지 배터리 용량이 적은 사람인데,
어디서 이런 열정이 솟았는지
치앙마이 대부분의 호텔을 검색했다.
호텔을 기준으로 동선이 짧은 체험과 액티비티를 2개 이상씩 메모했다.
그때의 컨디션과 날씨, 예산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끔.
새로운 지역 호텔을 기준으로 인근 지역 최소한 동선 플랜을 짰다.
그간의 짧은 경험상
인생은 뭐든 ‘무리’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집을 사는 것도,
구직 활동도,
여행까지도.
가슴이 뛸 때 떠나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가 건강하리란 보장은 없다.
(이 레퍼토리도 많이 우려먹었다...)
최종적으로 나와 아이들은 2주 먼저 치앙마이로, 남편은 2주 후 방콕과 후아힌 일정에 합류하기로 했다.
남편 합류의 일정 변경으로 기존 왕복 40만 원의 비행기(10월) 는 50만 원이 되었고(12월),
12월부터의 숙박비는 헉 소리 나게 달라졌다.
태국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리자, 사람 마음은 매한가지인지 전 세계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