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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산수 Apr 20. 2023

3. ADHD 아이 독박 육아, 지칠 때로 지쳤다.

공무원 휴직 10년의 이유

첫째 아이는 12살, 둘째 아이는 10살이다.

공무원 육아휴직은 한 아이당 3년이지만,  한 아이당 1년 유급 휴직을 제외하고는 무급이다.

현대인의 삶에 외벌이는 결코 쉽지 않기에

3년 휴직 가능 기간을 꽉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또 본인의 승진 고과를 관리하려면,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1년)만 휴직하고 복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 용감하게도

두 아이의 육아휴직 6년,

배우자의 중국 발령으로 인한 동반 휴직 3년,  

귀국 후 자리 잡지 못한 환경에 또다시 가족 돌봄 휴직 1년을 신청하며,

총합 10 년의 휴직 기간을 채우고 드디어 복직을 앞두고 있다

  

우리 아이들 기억 속엔 엄마의 출근은 없다.


이제 엄마는 회사에 간다고 하니, 둘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럼 회사 갔다가 3시까지 집에 와요'     

라고 말한다.  허허허.




10년간 사회적 성장보다 엄마로서의 삶을 택했다.     


첫째를 낳고 완벽한 육아를 하고 싶은 마음에 시중에 나온 육아서는 모두 읽었다.

자연주의에 입각해서 첨가물 과자 혹은 먹거리에 철저한 엄마.

아이의 뇌 발달 과정에 따라 10분 이상 동영상을 보여 주지 않는 엄마.

남들이 보면 유난스럽다 싶은 것은 다해봤다.


그런데, 첫째 아이는 ADHD이다.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는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이미 우리 귀에 익숙해진 정신적 발달 장애다.     


’ 눈치‘를 담당하는 뇌의 성장이 다른 사람보다 느리고 충동성이 있어 주변의 오해를 많이 사곤 하지만,  

서서히 아주 서서히 성장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 정상적 생활이 가능한 케이스도 많다.


첫째는 눈에 띄는 과잉행동은 없었지만, 주의력 결핍 쪽이 강한 일명 ’조용한 ADHD‘였다.



어쩐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유독 힘들었다.

외출하자고 현관에서 기다리면 다른 짓 하느라 바쁘고, 인내심으로 기다려주지만 화를 낼정도로 충격을주어야만 다음 과정으로 전환됐다.

밤에 샤워나 양치 등의 기본적 생활 습관에서도 20번 이상, 시간으로는 한 시간이 걸렸다.     

엄마들 모임에서는 민망하다 싶을 정도로, 내 얘기만 하며 육아 고충을 토로했고

친정어머니 또한 ’ 너처럼 힘들게 육아하는 사람은 잘 못 본 것 같다.‘라고 하시며

문제의식을 갖고 계셨다.


나 역시 원인을 찾고자 만 3세부터 모래 치료, 상담 센터 등을 들락거렸지만,

ADHD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 사랑해 주고, 더 이해해 주라는 원론적인 말만 들었을 뿐이다.



이제는

나의 정신 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내가 나를 알기에,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에 행복하고자 여행을 계획했다.

사실 비행기 티켓을 끊을 때만 해도 혼자 훌쩍 떠나고 싶었으나,

혹시나 싶어 찾아본 공무원 휴직 규정엔 자녀 동반 한 달 이내로 해외여행을 해야 했다.



우린 언제나 이렇게 1+2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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